16세기 스페인의 작가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Saavedra, 1547- 1616)는 스페인 역사상 최고의 문학작품인 『돈키호테』를 쓴 작가입니다. 세르반테스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습니다. 가난 때문에 어려서 잠시 공부한 것 외에는 학교교육은 거의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런 세르반테스에게 한편의 연극관람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세르반테스는 연극을 보고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후 세르반테스는 스페인 군대에 입대하여 해전을 치르던 중 해적에게 붙잡혀서 왼팔을 부상당하게 되었고, 5년 간 노예생활을 하면서 고생을 했습니다. 그러나 노예생활 중에도 문학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습니다. 노예생활을 마친 세르반테스는 독학을 하면서 노예생활에서 경험한 것을 가지고 『돈키호테』라는 유명한 작품을 쓰게 되었습니다(장유미, “『동키호테』속에 나타난 문무(文武)에 대한 연설의 고찰,” 「중남미연구」 22(2003), 182-184.). 세르반테스는 죽기 20일 전에 프란치스코 수도원에 등록하고 교단의 복장을 입은 채 삼위일체회 수도원에 묻혔습니다(안영옥, “세상에서 가장 기발하고 위대한 기사의 모험이야기,” in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안영옥 옮김. 『돈키호테 2권』 (파주: 열린책들, 2014(초판), 908.).
『돈키호테』를 읽다보면 마치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통해 ‘예수님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듯합니다. 인생의 길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가난하고 몸을 다쳐서 한쪽 손을 쓸 수도 없었던 세르반테스가 그렇게 세계적인 작품을 쓴 것을 보면 인생의 길은 자신의 노력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은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이 있다고 믿을 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큰 일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사야 43장 1절에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고 말씀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하나님이 구속하시고, 하나님이 지명하여 부르시고, 너는 내 것이라고 말씀해 주는 그 사람은 하나님이 그 사람의 인생길에 은혜를 주시면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이 여러분에게 은혜를 주셔서 여러분이 생각한 것보다 더 큰 일을 하시는 인생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26-27절을 읽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 요셉과 약혼한 처녀 마리아에게 보냈습니다. 하나님께서 마리아를 통하여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시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입니다. 이에 비해 갈릴리는 북쪽에 있는 시골지역입니다. 그 시골 갈릴리 중에서도 나사렛은 가장 못사는 마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기 예수님을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시기 위해 로마의 식민지요, 그것도 도시도 아니고 갈릴리 시골 중에서도 가장 못사는 나사렛에 사는 가난한 요셉과 마리아를 찾아 가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가장 낮은 곳에 사는 요셉과 마리아에게 은혜를 주셔서 예수님이 이 세상에 태어나도록 하셨습니다.
몇 년전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진선규라는 배우가 수상 소감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진선규 배우는 13년동안 아주 작은 단역만을 하다가 남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진선규 배우가 수상대에 서서 눈물을 흘리면서 배우의 품위답지 않게 마치 어린아이가 소매로 눈물을 흠치듯이 소매로 눈물을 흠치면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40년동안 도움만 받고 살아서 감사한 사람이 너무 많은데 먼저 모든 영광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청중들이 잘생겼다고 하니까 “아니 잘생긴 건 아닌데... 제가 청심환을 먹고 왔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고 왔어야 하는데하면서 친구들이 제 코가 낮아서 코를 세워준다고 계를 들고 있는데 친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배우의 수상소감을 들으면서 이 상은 자기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이 은혜로 받은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듯이 들렸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EJV0dmluXQ
오늘 본문 28절과 30절을 읽겠습니다. 28절에서 천사가 마리아에게 ‘은혜를 받은자여 평안할찌어다’라고 말했습니다. 30절에서도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고 했습니다. 천사가 두 번이나 은혜에 대한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은 마리아가 훌륭하기 때문에 아기 예수님을 잉태할 자격이 있어서 선택받은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마리아가 선택을 받았다는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갈릴리의 가장 가난한 나사렛 동네에 사는 가난한 요셉과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것은 자기의 공로를 내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신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장 28-29절에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했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자기의 공로를 내세우지 않고 하나님이 선택한자에게 은혜를 주셔서 그 사람을 통하여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십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은혜가 여러분 위에 임하셔서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4세기 이집트 사막에는 하나님을 잘 믿기 위해 수도를 하는 기독교 수도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이집트의 가난한 농부들이었습니다. 요한이라는 이집트 농부가 수도사가 되기 위해 이집트 사막에 먼저 들어온 스승을 찾아가서 제자로 받아달라고 했습니다. 스승은 요한이 순종을 하는 사람인지 시험해 보기 위해 마른 막대기를 땅에 심고 하루에 두 번씩 매일 물을 주어 살아나게 하라고 했습니다. 요한은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가서 물을 길어다가 하루에 두 번씩 막대기에 물을 주었습니다. 요한은 1년동안 아무 말없이 묵묵히 순종하면서 물을 주었습니다. 물론 그 나무는 죽은 나무라 1년 동안 물을 주어도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스승은 요한의 순종을 보고 제자로 받아들였습니다(요한 카시아누스/ 엄성옥 번역, 『제도집』 (서울: 은성출판사, 2018(초판), 92-94.)
아마도 요한의 이런 순종은 인간적인 마음만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요한의 마음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순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순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 34-35절을 읽겠습니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되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천사가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어서 하나님의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적으로만 생각 한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가 마리아의 마음에 임해 있었기 때문에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지고 순종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은혜가 여러분에게 임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여러분의 인생에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시기를 바랍니다.
초대 서방라틴교부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Hipponensis, 354-430)는 『신국론』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올바르게 살지 못한다. 우리가 믿고 기도할 때 믿음을 준 바로 그분이 도와주지 않으면 올바르게 살 수 없다. 또 우리가 그분에게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믿기에 이르는 것도 그분이 준 믿음에 입각해서다.”(아우구스티누스/ 성염 역주, 『신국론 19-22권』 (왜관: 분도출판사, 2004), 2149.).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 힘으로 올바르게 살지 못하고 우리에게 믿음을 준 하나님이 도와주셔야 올바로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 본문 37-38절을 읽겠습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성령과 하나님의 능력으로 잉태하게 되는 것이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마리아에게 은혜를 주시고 불가능한 것까지 믿음을 수 있는 믿음을 주셨기 때문에 마리아는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만이 고백할 수 있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은혜를 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지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지는 역사가 일어나시기를 바랍니다.
전 한동대 총장이셨던 고 김영길(金永吉, 1939-2019) 장로님은 과학자이셨습니다. 그분이 처음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은 믿어지는데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예수님의 기적은 믿어지지 않더랍니다. 그러다가 교회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니까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과 그 이상의 기적도 믿어지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내 이성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할 때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지는 것입니다. 마리아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을 때 성령으로 잉태할 것까지도 믿을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은혜가 여러분에게 임하여 여러분도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하여 아기 예수님을 낳았다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은혜가 여러분에게 임하여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믿고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며 살아가게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우리 성도들에게
은혜를 주셔서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믿게 하시고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묘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