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AD 1737-1794)은 『로마 제국 쇠망사』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 책에 보면 네로 황제(AD 37-68)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네로 황제 집권 10년째 되던 해인 서기 64년에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하여 민심이 혼란스러워졌습니다. 황제가 방화범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네로 황제가 자기가 일으킨 대화재를 보면서 리라의 음률에 맞추어 서정시를 노래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져 나갔습니다. 황제는 전제 권력으로도 진압하지 못한 이런 의심을 가짜 범죄 집단을 만들어 덮어 씌우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네로는 기독교에 책임을 덮어씌워 기독교도를 대학살했습니다. 역사가 타키투스는 그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십자가에 못 박힌 자들도 있었고, 맹수의 가죽으로 꿰매져서 광포한 개들에게 던져진 자들도 있었으며, 심지어 불이 잘 붙는 옷에 기름을 뒤집어쓴 채 어둠을 밝히는 횃불로 불태워진 자들도 있었다. (...) [이런 모습을 보고] 민중은 동정으로 바뀌어, 불운하고 가엾은 [기독교인들이] 공공의 안전을 위해서라기보다 질투 많은 폭군의 잔인함에 희생당했다고 여기게 되었다.”고 기록했습니다(에드워드 기번/ 윤수인, 김희용 옮김,『로마 제국 쇠망사 1』(서울: 민음사, 2008), 635-636).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자기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사람은 못난 사람이며, 비겁한 사람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지도자라면 더욱더 지도자의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좋은 지도자일수록 늘 모든 책임을 자기가 지려는 사람입니다. 룻기 3장 13절에 보아스가 룻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아침에 그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려 하면 좋으니 그가 그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행할 것이니라. 만일 그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기를 기뻐하지 아니하면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보아스는 룻에게 책임을 이행합니다. 인생에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고 인생을 성공한 사람입니다. 여러분도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어느 곳에 계시든지 책임적 삶을 사는 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8절을 읽겠습니다. 다윗은 나라가 위험 할 때 블레셋과 싸워 그들을 물리쳤습니다. 다윗은 원래 목동이었는데 블레셋 군이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서 군대에 입대하여 불레셋과 전쟁을 했습니다. 다윗은 전쟁을 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승리를 거두웠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백성으로서 나라가 어려울 때 전쟁에 나가 자기 책임을 다했습니다.
수년전에 제가 포항에 있는 모 교회 부흥회를 인도하기 위해 포항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 교회 장로님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장로님은 포항제철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하시고 은퇴를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장로님은 포항제철에서 큰 용광로에 쇠를 녹이는 일을 하셨는데 늘 열을 차단하기 위해 얼음을 넣어 만든 옷을 입고 그 뜨거운 곳에 들어가 수십년 동안 일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너무나 덥고 힘들었지만 나라를 지키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셨다고 했습니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는 묵묵히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힘이 모여서 나라를 지켜 나가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 각자에게 맡겨진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이 자기를 지키고, 가정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일입니다. 오늘 여러분 앞에 놓인 모든 일들을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9절과 10절을 읽겠습니다. 사울이 단창을 가지고 있을 때 악령이 사울에게 임해 그 단창을 가지고 다윗을 죽이려고 단창을 던졌는데 다행이 다윗은 맞지 않고 도피했습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누구보다도 먼저 책임감을 가지고 블레셋과의 전쟁에 나가야 하는데 사울은 책임을 다하지도 않고 다윗을 죽이려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윗이 여러번 전쟁에서 승리하자 백성들이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요‘하면서 백성들이 다윗을 지지하고 사울을 지지하지 않자 질투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윗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AD 1856-1939)는『정신분석입문』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는 그 책에서 ‘질투망상’(Eifersuchts wahn)이라는 정신병리학적 현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질투망상’은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하거나 그 사람을 보기만 해도 시기심, 고통, 굴욕으로 발작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지그문트 프로이트, 『정신분석입문/꿈의 해석』 (서울: 동서문화사), 237).
사울이 다윗을 보자 갑자기 단창을 던져 죽이려고 한 현상을 보면 사울의 마음이 악령에 사로잡혀 질투망상에 사로잡힌 것이 분명합니다. 다윗은 전쟁에 나가 백성들을 위해 책임을 다했는데 사울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자 다윗을 질투한 것입니다. 만약 사울도 백성들을 위해 책임을 다했다면 백성들이 사울도 존경하고 칭찬했을 것입니다. 내가 책임을 다해야 하는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미워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사울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죽이려는 사람이 아니라 다윗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12절을 읽겠습니다. 사울은 다윗이 자기 면전에서 도망하여 집으로 도망을 갔는데 도망간 다윗의 집에 전령들을 보내 다윗을 몰래 죽이려고까지 했습니다. 미갈은 사울의 마음을 눈치채고 다윗을 창에서 달아내려 피하게 했습니다. 미갈은 사울의 딸입니다. 다윗은 사울의 사위입니다. 미갈은 아버지 사울이 이미 왕으로서의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 이성을 잃고 악령에 사로잡혀 왕으로서 신하를 품어야 하는 자기의 책임도 망각하고 자기의 사위인 다윗을 죽이려는 것을 알고 다윗을 피신시켰습니다. 미갈은 사울이 아무리 아버지라도 자기 책임을 망각하고 횡포를 부리는 아버지보다는 책임을 다하는 남편 다윗을 살려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미갈의 경우를 보면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고 폭정을 하는 사람 곁에는 비록 아버지라도 마음이 돌아서고, 버리고 떠나버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즘 시대를 보면 부모와 자식간에 관계가 깨어지고 헤어진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대개는 부모가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 그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자식이 결혼하기 전까지는 할 수없이 먹고 살아야 하니까 부모가 싫어도 같이 살아주지만 결혼만하고 독립만 하면 나는 떠나버릴 거라고 생각하는 자식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제가 과거에 자식들에게 지은 죄가 많아서 아직 자식들이 결혼하기 전이라 앞으로 남은 시간만이라도 이것을 만회하기 위해 자식들을 위해 더 책임을 다하고 아버지라고 폭정을 하거나 독재를 하지 않고 더 낮아져서 자식들을 섬기는 자세로 있어야 자식들이 결혼 후에도 떠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잘못하면 늙어서 버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 버림받지 않기 위해 오늘도 가정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폭정이나 독재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자식들에게 버림받지 않으려면 가정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오늘도 책임을 다하고, 폭정이나 독재가 아니라 더 낮아져서 내 자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식을 대신 키운다고 생각하시고 겸손하게 섬기는 자세로 살아가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15절을 읽겠습니다. 사울은 전령들에게 다윗의 침상째 내게로 들고 오라고 했습니다. ‘내가 죽이리라’ 원래 사울은 훌륭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사울을 택해서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사울이 권력을 잡자 이렇게 폭군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하나님은 사울이 나라를 위해 자기 희생적으로 책임을 다하고 백성을 사랑하고 신하를 사랑하기를 원했는데 권력에 취해서 책임을 다한 다윗을 끝까지 쫓아가서 죽이려고 했습니다. 사무엘상 16장 1절에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미 사울을 버려 이스라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였거늘 (...) 내가 너를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로 보내리니 이는 내가 그의 아들 중에서 [다윗을] 왕으로 보았느니라 하시는지라.” 하나님은 사울이 나라를 위해 책임을 다하지 않고 독재와 폭정을 일삼자 사울을 버리고 다윗을 선택하여 이스라엘 왕으로 삼았습니다. 하나님은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사람을 버리시고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택하여 사용하십니다. 여러분이 어느곳에 계시든지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일제 식민지 시대 한국교회는 신사참배라는 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때 1938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신사참배를 결의하고 각 교파의 목회자들이 솔선해 신사참배에 나서면서 급격히 일본의 황민화 정책에 동조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기독교인들이 신사참배를 한 것은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신사참배를 했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거부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신사참배를 거부한 교회는 교회문도 닫고, 감옥도 가고, 고문도 당했지만 그러나 그들은 우상에게 절하지 말라는 신앙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주기철, 손양원, 최상림 같은 목사님들와 성도들이 있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막내 아들 주광조 장로님이 전하는 증언입니다. “[순교직전 마지막 감옥에 가실 때]일본 경찰이 아버님을 잡으러 왔을 때, 아버님은 툇마루 기둥을 붙잡고 가지 않으려 하셨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님께서 아버님을 끌어 안으시며 ‘목사님, 지금 문 밖에 교인들이 와 있습니다. 목사님은 개인이 아닙니다. 한국 교회가 지켜보고 있습니다’라고 하시면서 함께 우셨습니다. 그러자 아버님은 ‘그래, 가야할 길이라면 가야지요’하시고 두 분이 손을 잡고 오랫동안 기도하신 후 성경 찬송을 들고 문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결국 1944년 4월 21일(금) 밤9시경 그 동안의 신사참배를 위한 옥중에서의 5년 4개월의 긴세월을 마감하며 순교하셨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렇게 신사참배를 한 주기철 목사님을 조선예수교 장로회 총회는 이단으로 정죄했습니다. 그후로 무려 67년이 지나서야 주기철 목사님은 이단에서 복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국기독교의 역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목사님으로 주기철 목사님으로 존경하고 있으니 정말 아이러니입니다.
일제의 신사참배에서 신앙을 지키고 신앙의 책임을 다한 주기철 목사님은 이단으로 정죄를 당한 것을 보면 언제나 역사의 고난의 현장에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이 다수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신앙에 책임을 지고 고난을 당한 소수의 주기철 목사님 같은 분들 때문에 비록 67년이 지난후 일찌라도 주기철 목사님을 진짜라고 역사가 알아봐 준 것입니다.
고난속에서도 다윗이 책임을 다했을 때 하나님은 다윗을 결국 알아봐 주시고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책임을 지는 것보다 회피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러나 결국 하나님은 책임을 지는 자의 편입니다. 여러분의 인생도 책임을 지는 편에 서는 인생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을 피하지 말게
하시고 고난중에도 책임을
지게하시고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을 위하여
책임적 존재로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