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유태인 출신의 철학자 스피노자(1632-1677)는 『에티카』 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는 그 책에서 인간의 감정에 대해 자세히 분석을 했습니다. 특히, 스피노자는 ‘교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을 했습니다. “(교만한)거만한 사람이란 대단히 자만하여 다만 자기의 재능[만을 자랑하고)과 타인의 결점만을 말하며, 또 모든 사람보다 우수해지고 싶어하고, 자기보다 훨씬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몸에 지니고 있는 위엄과 화려한 겉모양을 모방하여 자신을 꾸미고 있는 사람이다. (...) [또한] 교만(거만)한 사람은 추종하는 무리 또는 아첨하는 무리가 주위에 있는 것을 좋아하며, 관대한 사람이 주위에 있는 것을 싫어한다. [나아가] 교만이란 인간이 자신에 대해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데서 생기는 기쁨이다. (...) [특히] 교만한 사람은 모든 감정에 지배되지만, 사랑과 동정의 감정에는 조금도 지배되지 않는다.”(스피노자/ 추영현 옮김. 『에티카/정치론』 (서울: 동서문화사, 2016), 173, 226-227).
스피노자에 의하면 자기의 재능을 자랑하고 타인의 결점만을 말하고 있다면 교만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교만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교만한 사람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야고보서 4장 6절에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고 말씀했습니다. 하나님도 교만한 사람은 물리치시고 겸손한 사람에게 은혜를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교만은 좋지 않은 것입니다. 문제는 교만한 사람은 자기가 교만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돌아보지 않는 사람은 자기가 교만하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 앞에 서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설 때 인간은 비로소 자기의 교만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교만을 깨닫고 회개하는 사람이 하나님께 복을 받고, 인격적으로,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 우리 모두는 지금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교만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시고 회개하시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3절을 읽겠습니다. 욥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자금까지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렸던 사람이 자기라고 말합니다. 과거에 자기가 깨닫지 못한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도 없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을 말했다고 자기의 교만을 회개했습니다. 욥기에 보면 욥이 고난을 당할 때 욥의 세 명의 친구가 욥을 찾아와서 욥이 하나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에 고난을 받는 것이라고 욥을 훈계합니다. 그러자 욥은 이 친구들의 훈계를 받아들이지 않고 말로 이 세 친구들을 반박하면서 이겼습니다. 결국 욥의 세 친구는 말로는 욥을 당해내지 못하겠다고 생각하고 돌아갔습니다. 또 욥의 후배 엘리후가 찾아와 욥이 고난을 받는 것은 하나님보다 자기를 의롭다고 했기 때문에 고난을 당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역시 욥은 말로 엘리후를 이겼습니다. 모두다 말로는 욥을 당해내지 못했습니다. 욥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하기 전에는 욥은 언제나 자기 말이 맞다고 주장하는 교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청년때 교회 청년부에 일류대학교, 일류과를 다니는 선배 형이 있었습니다. 그 형은 신앙생활도 완벽하게 하고, 지식도 많았습니다. 어디 한 군데 부족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그 형하고 이야기를 하면 언제나 모든 것이 자기가 말하는 것이 다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자기가 틀리다고 말한 적을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는 것이 너무 많으니까 다른 사람이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자기가 혼자 계속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나중에는 약간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 후로는 그 형이 보기 싫어 피해 다녔습니다.
욥기 1장을 보면 욥은 온전하고 정직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떠난자라고 했습니다. 아들들이 생일 잔치를 하고 나서는 죄를 범했을까봐 그들을 불러다가 성결케하려고 인원수대로 번제를 드렸습니다. 욥은 겉으로 보면 신앙적으로 흠잡을 때 없는 완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욥은 겉으로는 완벽했지만 그 완벽함 때문에 그의 마음에 교만이 생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욥이 교만을 깨닫고 회개하게 위해 욥에게 생명에는 위협을 당하지 않을 정도의 육신의 병을 주어 고난을 당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욥은 교만을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도 후배도 교만한 욥을 다 떠났습니다. 교만한 사람의 곁에는 사람이 떠나갑니다. 혹시 내 주위의 사람이 떠나가면 내가 교만한 것이 아닌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18세기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하이든(1732-1809)은 오랜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천지창조>라는 위대한 곡을 작곡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연주회를 바로 앞두고 그만 병이 들고 말았습니다. 지휘를 못할 만큼 거동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천지창조는 다른 지휘자에 의해서 연주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이든은 그저 연주회장 한 쪽에서 지켜볼 따름이었습니다. 그 장엄한 연주와 선율에 너무나도 감격한 청중들은 곡이 끝난 후 일제히 기립 박수를 쳤습니다. 이때 지휘자는 “모두 앉으십시오. 이 귀한 곡을 작곡하신 분은 바로 하이든 선생님이십니다. 그 분께서 지금 저기에 앉아계십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청중들은 하이든을 향하여 다시 열렬한 갈채를 보내며 존경을 표했습니다. 하이든은 겸손하게 말했습니다.“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내게 이 곡을 작곡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시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하이든이 병들지 않았다면 교만하여 자기가 작곡했다고 자랑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이든은 병 때문에 겸손하게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고난을 통해 교만을 버리고 겸손을 배우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종기가 나게 하여 고난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욥에게 육신의 병으로 고난을 주신 것은 욥이 자기의 교만을 깨닫고 회개하도록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자기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욥의 교만을 회개시키고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욥은 육신의 고난 앞에서도 자기 교만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성도가 고난을 당할 때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고난을 통하여 교만한 마음을 겸손하게 만드시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가운데 고난당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지금 그 고난의 사건은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교만한 마음을 깨닫게 하시는 시간입니다. 지금까지는 내가 모든 것을 다 알고 내 노력으로 해 왔다는 교만을 깨닫게 하시면서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겸손하게 고백시키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교만을 깨닫고 회개하시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4세기 라틴교부 아우구스티누스(354-430)는 젊은 시절 머리가 좋은 천재였습니다. 그는 당시에 최고의 학문을 배우기 위해 로마로 유학을 가서 수사학 교수가 되었습니다. 당시 수사학 교수는 말을 하는 최고의 기술을 가진 사람입니다. 어느 누구도 말로는 아우구스티누스를 이길 자가 없었습니다. 그는 교만할대로 교만해 있었습니다. 마음은 교만했고, 생활은 방탕했습니다. 교만한 아우구스티누는 당연히 하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우구스티누스는 성경 말씀 한 구절에 그의 교만했던 인생이 무너졌습니다. 어느날 아이들이 놀이를 하면서 ‘집어서 읽으라 집어서 읽으라’는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어떤 영문인지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을 억누르면서 친구가 있던 자리로 달려가 성경을 펴서 읽었습니다. 그곳은 로마서 13장 13-14절의 말씀이 적혀 있었습니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라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때의 상황을 아우구스티누는 그의 『고백록』에서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저는 더 읽을 마음도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습니다. 이 구절의 끝에 이르자 순간적으로 마치 확신의 빛이 저의 마음에 부어지듯 의혹의 모든 어둠이 흩어져버렸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성염 역주, 『고백록』 (경기도: 경세원, 2016(초판), 304-305).
아우구스티누스의 교만을 그 어떤 것으로도 꺽을 수 없었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그는 교만한 마음을 회개하고 하나님을 믿는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교만한 사람이 변화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능력이 있어 교만한 사람을 회개시켜 겸손한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교만을 회개하시기고 겸손한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5-6절을 읽겠습니다. 욥은 고난을 통해서도 깨닫지 못하고, 세 친구와 엘리후의 말에도 자신의 교만을 깨닫지 못하자 이제 하나님이 직접 욥에게 나타나 욥기 38장 4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하지어다.” 하나님은 욥에게 너 혼자 인생의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교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욥기 38장부터 41장까지 수십가지의 예를 들어가며 욥의 교만을 책망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욥기 38장 8절 “바다가 그 모태에서 터져 나올때에 문으로 그것을 가둔자가 누구냐.”, 욥기 38장 36절 “가슴 속에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수탉에게 슬기를 준 자가 누구냐.” 욥기 40장 15절 “소 같이 풀을 먹는 하마를 볼지어다. 내가 너를 지은 것 같이 그것도 지었느니라.” 하나님은 말씀을 통하여 욥이 모든 것이 자기가 맞다고 고집부리는 욥의 교만을 꺽으셨습니다. 마침내 욥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거나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설교의 시간은 성경에 대한 지식을 쌓는 시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내 생각과 내 노력은 너무나 미약한 것이구나 하나님은 위대하시고 전능하시구나 하는 것을 깨달으면서 자신의 교만을 회개하는 시간입니다. 말씀을 들으며 교만을 회개할 때 하나님은 이전에 주신 축복보다 갑절의 축복을 더해 주십니다.
욥이 교만을 회개했을 때 욥기 42장 10절에 ‘여호와께서 욥에게 이전 모든 소유보다 갑절이나 주신지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교만을 회개할 때 갑절의 축복을 주십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교만을 회개하셔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갑절의 축복을 받게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교만을
회개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갑절의
축복을
받게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