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1712-1794)는 『인간불평등기원론』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루소는 그 책에서 말하기를 “나는 인류 속에서 두 종류의 불평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자연적 또는 신체적 불평등이다. 나이, 건강, 체력의 차이와 정신, 또는 영혼의 질적 차이로 이루어졌다. 또 하나는 사회적 또는 정치적 불평등이다. 이를테면 다른 사람들보다 부유하다든가, 존경을 받고 있다든가, 권력이 있다든가, 나아가서는 그들을 자기에게 복종시킨다는 등의 특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 불평등은 우리 능력의 발달과 인간 정신의 진보에 의해 나타나고 증대 해 온 것이므로 소유권과 법률의 제정을 통해 안정되고 합법적인 것이 된다.”고 했습니다(장 자크 루소/최석기 옮김, 『인간불평등기원론/사회계약론』 (서울: 동서문화사, 2016), 36, 128-129).
루소는 자연적 불평등은 해결하지 못하지만, 정치적 불평등에 대해서는 법이나 사회계약을 통한 정치적 공화제를 이루는 것으로 해결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결은 부분적인 것이고, 불평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지는 못합니다. 인간이 원죄를 지은 이후로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죄가 서로를 불평등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이 원죄를 해결해 주시고, 은혜를 주시지 않는 한, 인간의 노력으로는 자연적 불평등은 물론 정치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연적, 신체적, 사회적, 정치적 모든 불평등을 해결하는 길은 하나님의 은혜가 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는 곳에 불평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이사야 11장 6-8절에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고 말씀 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강자와 약자의 관계에 있는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울 정도로 불평등한 관계가 평등한 관계가 된다고 했습니다. 사회와 개인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해야 불평등한 것이 평등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여 여러분 개인의 삶에 모든 불평등이 평등으로 변화는 역사가 일어나게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오늘 본문 25-27절을 읽겠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날 둘째가 아버지에게 자기에게 돌아올 분깃을 가지고 먼 나라에 가서 허랑방탕하며 재산을 낭비를 했습니다. 어느날 재산을 모두 허비한 둘째 아들이 거지가 되어 아버지에게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돌아온 둘째 아들을 위해 살진 송아지를 잡고 풍악을 울리고 춤을 추며 잔치를 벌였습니다. 이것도 모르고 밭에 있다가 돌아온 첫 째 아들이 집에 가까이 왔을 때 집에서 풍악을 울리고 잔치를 하는 것이 무슨 일인지 종에게 물었습니다. 종은 아버지가 돌아온 둘째 아들을 위해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벌였다고 전해 주었습니다.
제가 처음 교육전도사를 망원동에서 할 때입니다. 당시 망원동은 70년대 이후에 분뇨 처리장과 쓰레기 장이 있었던 지역으로 가난한 사람이 많이 살았고, 동네에서 싸우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80년대 중반 정도에 그 교회에 있었는데 그때까지도 동네가 가난하고, 거칠었습니다. 제가 가르치던 교회의 남자 청년 하나가 싸움을 해서 경찰서 유치장에 갖혔습니다. 제가 경찰서에 가서 얼굴만 보이는 아주 작은 창을 통해 면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청년이 저를 보면서 너무 미안해 했습니다. 얼마후에 합의를 하고 경찰서에서 나와 교회를 왔습니다. 제가 그 청년을 보면서 좋지 않은 가정 환경에서 자란 것이 너무 안스럽게 보이고, 불쌍해 보였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제가 그 청년에게 떡복기하고 순대정도는 사 줬을 겁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둘째 아들은 아버지가 돌이가시지도 않았는데 재산을 달라고 하고, 그 재산을 가지고 먼 나라에 가서 사업을 한 것도 아니고 허랑방탕하게 탕진을 했는데도 아버지는 그 아들이 돌아오자 불쌍하고, 안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아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고,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고, 송아지를 잡고, 풍악을 울리고 춤을 추면서 잔치를 열어 주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아버지가 둘째 아들을 혼낼 것 같은데 오히려 아버지는 반대로 잔치를 열어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보면 둘째 아들이 못나고, 부족하기 때문에 더 안스럽게 생각해서 은혜를 베풀어서 준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자기가 너무 못났다고 생각하는 분 계시다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그런 사람을 찾아서 더 많은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이 시간 한 해를 지내면서 둘째 아들같이 우리들의 실수를 다 눈감아 주시고 은혜로 받아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시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4세기 고대 라틴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기억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고백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억의 평원, 널찍한 궁정에 이르면, 그곳에는 갖가지로 지각된 사물들에서 입수된 무수한 보물창고가 있다. (...) 무엇이든 그 [기억]에 간수되고, 저장 되어 있는 이상, 아직 망각으로 삼켜지거나 묻혀버리지 않은 셈이다. (...) 제가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기억 속에 거처하심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제가 [하나님]을 회상할 적마다 [하나님]을 만나 뵙는 곳은 기억 속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성염 역주. 『고백록』 . 경기도: 경세원, 2016(초판), 357-358, 383).
오늘 본문 28-29절을 읽겠습니다. 첫째 아들은 화를 내면서 집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자 아버지가 직접 나와서 아들에게 들어가자고 권했습니다. 그래도 첫째 아들은 자기에게는 염소새끼라도 줘서 친구하고 즐기게 한 일도 없는데 동생에게 너무 은혜를 베푸는 것 같아서 아버지가 싫었습니다. 지금 첫째 아들은 자기의 과거의 기억에 섭섭한 것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31절에서 말합니다. ‘아버지가 이르되 애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라고 말합니다. 아버지의 것이 다 첫째 아들의 것이라고 합니다. 첫째 아들은 지금 자기가 가진 것은 기억하지 못하고 자기보다 동생에게 은혜를 준 것만 생각하고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첫 째 아들에게 지금까지 준 은혜를 기억해 보라고 합니다. 우리가 올 한해를 기억할 때 하나님이 나를 축복하지 않고 섭섭하게 한 일을 기억하지 말고,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은혜를 기억하는 사람이 되어야합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올 한 해를 돌아보시며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32절을 읽겠습니다. 아버지가 첫째 아들에게 말합니다.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합니다. 동생은 단순히 돈을 허비하고 허랑방탕하다가 돌아온 것이 아니라 돌아오지 않고 굶어 죽었을 수도 있었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고 잃어버릴 수도 있었는데 돌아왔으니 우리가 함께 동생에게 은혜를 베풀며 즐거워하고 기뻐하자고 했습니다.
이번 주에 제가 몇 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받는 정기 검진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결과를 보더니 여러 가지 모든 것이 다 좋다고 하셨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환자들이 여러 가지로 안 좋은데 어떻게 이렇게 좋으냐고 하셨습니다. 저는 순간 기분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제가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에 내려와서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에 석연치 않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모두 다 좋다고 했을 때 ‘모든 것은 의사 선생님의 덕분입니다.‘라고 선생님께 은혜를 돌렸어야 했는데 그만 제가 운동 열심히 한다고 공로를 저에게 돌려서 성숙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병원에 칭찬해 주는 부서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 담당 선생님의 이름을 말하면서 그 선생님이 진료를 잘 봐줘서 제가 아주 건강하게 됐다고 모든 것이 의사 선생님의 덕분이라고 말하고, 선생님은 정말 명의라고 칭찬을 한다고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니까 조금은 은혜를 돌린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33절은 없습니다. 없어서 읽을 수는 없지만 제가 33절이 있다고 상상해 보면 첫째 아들은 아버지의 것이 모두 첫째 아들의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깨닫고 아버지가 자기에게도 큰 은혜를 주셨구나 하는 것을 기억하고 동생이 살아돌아 온 것을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춤을 추면서 동생을 향하여 집안으로 달려 들어갔을 것입니다. 이 비유는 동생은 칭찬하고 형은 비난하는 비유가 아니라 동생에게만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형에게도 은혜를 주신 하나님이라는 것을 말씀하면서 두 사람을 모두를 은혜안에서 평등하게 만드는 말씀입니다. 아마도 동생은 집안에서 아버지보다는 형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면서 안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형이 기뻐하며 춤을 추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형에게도 큰 은혜를 받고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자기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은혜를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올 한해 여러분께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시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은혜를 베푸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올 한해
어려움
속에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은혜를 나누는
분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