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존재와 시간』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하이데거는 인간은 ‘여기’ 바로 ‘이’ 세상 내에 실존하는 ‘현존재’(現存在, Dasein)라고 했습니다. 이 현존재는 이 세상 내에 던져진 존재(피투성)로서 가장 자기다운 선택을 할 때의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계-내-존재(세계 안에 존재)란 주변을 둘러보는 행위에 의해 몰입하는 존재이다. (...) 현존재가 세계 ‘안에’ 존재한다는 것은 세계 내부에서 만나게 되는 존재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그와 배려적으로 교섭한다는 의미에서이다. (...) 현존재의 세계는 공동세계이다. [세계] 내(內)-존재는 타인들과의 공동존재이며, 타인들의 내세계적인 자체존제(보편적 실체)는 공동현존재이다. (...) 현존재에는 언제나 책임이 존재한다. 이는 곧 현존재가 실존하는 이상, 이 책임 있는 존재 속에 늘 머무르고 있음을 뜻한다.”(마르틴 하이데거/ 전양범 옮김, 『존재와 시간』 (서울: 동서문화사, 2016(5판), 102, 136, 154, 398).
하이데거는 인간은 책임을 다하는 현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함께 모여서 사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사회적 존재라는 것은 서로 서로 책임을 다하는 책임적 존재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서로 돌아보면서 서로를 위한 책임적 존재로 살아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히브리서 10장 24절에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서로 돌아본다는 것은 서로에게 책임적 존재로서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 책임을 다 하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자기가 해야 할 책임을 하지 않는 사람은 미성숙한 사람입니다. 사람이 성숙하다는 것은 어느 곳에서든지 자기 책임을 다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든지 자기 책임을 다하시는 성숙한 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특히, 영적으로도 하나님이 말씀 하시는 것을 실천하는 영적인 책임을 다하시는 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일상에서도 책임있는 성숙한 분들이 되시고, 영적으로도 하나님의 일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현존재 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2-3절을 읽겠습니다. 하나님이 요나에게 니느웨 성에 가서 그 악독이 하나님 앞에 상달되었으니 회개하라고 가서 외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요나는 하나님이 주신 전도 명령을 듣지 않기 위해 하나님의 얼굴을 피하려고 욥바로 내려가서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도망을 갔습니다. 오늘 본문 3절에 ‘여호와의 얼굴을 피하여’라는 말이 두 번이나 나옵니다. 요나가 여호와의 얼굴을 피했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전도의 책임을 하지 않고 도망갔다는 뜻입니다.
저는 강원도 화천에서 군대 생활을 했습니다.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군대 생활을 하고 제대를 얼마 앞두었습니다. 이 산속에 있다가 이제 집으로 간다고 생각하니까 너무나 기대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당시에는 제대를 할 때 일명 개구리복이라고 해서 군복대신 개구리 무늬 비슷한 노란색의 얼룩달락한 옷으로 갈아입고 재대를 했습니다. 제대를 앞두고 몸에 맞지도 않는 큰 개구리복을 타와서 옷을 잘라내고 재봉틀로 몸에 맞게 줄여서 입는 것이 재대 준비하는 낙이었습니다. 저도 개구리복을 줄여 입고 제대를 기다렸습니다. 제대를 하는 날에는 중대원들이 모두 모여서 재대하는 사람을 위해 축하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제대하는 사람은 단상에 올라 그동안 군대생활을 하면서 느낀 소감을 한 마디씩 했습니다. 그날은 제가 혼자 제대를 해서 시간도 많고 해서 제 생각에 단상에 올라 한바탕 전도를 하고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제대날이 왔습니다. 100여명의 중대원들이 부러워하면서 단상 위에 있는 저를 쳐다 보았습니다. 저는 단상에 오르기 전에 단상에 올라 멋지게 전도를 하고 떠나야겠다고 단단히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단상에 올라 군대 정문을 보는 순간 이제 드디어 집으로 간다는 생각에 전도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한마디만 하고 저도 모르게 정문을 향하여 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4절을 읽겠습니다. 하나님은 니느웨에 전도하라는 책임을 피하고 배를 타고 도망가는 요나를 깨우쳐 주시기 위해 큰 바람을 바다 위에 내리고 바다 가운데에 큰 폭풍을 일어나게 해서 배가 거의 깨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무슨 일이든지간에 책임을 지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가능한 한 책임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특히, 영적인 하나님의 전도의 책임은 더 힘들기 때문에 오늘 요나같이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요나를 포기하지 않고 따라 오셔서 바다에 폭풍을 일으켜 요나에게 전도의 책임을 다하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의 가정이나 가족들에게 풍랑이 일어나고 있다면 전도의 책임을 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으시기 바랍니다.
17세기 영국의 개혁주의 신학자 존 오웬(John Owen, 1616-1683)은 죄에 대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죄는] 영혼이 하나님과 교제를 갖지 못하도록 훼방합니다. (...) 죄의 새로운 활동과 압박이 시작되면 영혼은 언제 그토록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는지 거의 깨닫지 못하게 됩니다. (...) [이때] 영혼은 죄에 대해 무감각해지며, 복음이 요청하는 것에 대해 크게 무감각해지는데, 결국은 완고한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죄는 계속해서 영혼을 압박하여 영혼은 하나님을 포기하고 반대하는 지경에 이르고 맙니다.”(존 오웬/ 김귀탁 옮김, 『죄죽임』 (서울: 부흥과개혁사, 2009(초판), 47, 49).
존 오웬은 죄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결국은 하나님을 포기하고 반대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오늘 요나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오늘 본문 5절을 읽겠습니다. 바다에 풍랑이 일고 배가 깨지려는 상황이 되자 사공들은 두려워하여 각각 자기의 신을 부르고, 배를 가볍게 하려고 물건들은 바다에 던지고 있는데 요나는 배 밑 층에 내려가서 누워서 깊히 잠이 들었습니다. 요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이것은 요나의 내면이 하나님으로터 멀어지고, 하나님을 포기하고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전도의 책임에 대해 철저하게 망각하고 잊어버리고 싶은 것이 요나가 배 밑층으로 내려가 깊은 잠에 빠지는 행동을 하게 한 것입니다. 만약 지금 내가 한번도 하나님이 주신 전도의 책임을 생각해보지 않고 있다면 요나와 같이 영적인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요나같이 영적인 잠을 자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7절을 읽겠습니다. 이 폭풍의 재앙이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 제비를 뽑았더니 요나가 뽑혔습니다. 결국 사공들은 요나를 바다에 버리면 폭풍이 잔잔해 질 것 같아 요나를 바다에 던졌습니다. 요나서는 총 4장으로 되어 있는 데 요나가 바다에 빠져 죽기 일보직전에 요나서 2장에 보면 하나님이 큰 물고기를 예비하셔서 요나를 구해줍니다. 요나는 물고기 배에서 구출을 받고 요나서 3장에서 마지못해 니느웨로 가서 회개를 선포합니다. 4장에서 니느웨 백성이 회개하는 모습을 보고 요나는 하나님께 불평을 합니다. 요나가 마지못해 니느웨에 회개를 외쳤지만 아직 완전하게 요나가 전도의 책임을 자발적으로 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나에게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요나가 박넝쿨을 그늘 삼아 잠을 자고 있었는데 하나님이 벌레를 예비하여 박 넝쿨을 갉아먹게 하시고 뜨거운 동풍을 예비해서 요나의 머리에 쪼이게 하자 요나가 일어나서 화를 냈습니다. 그때 하나님이 요나에게 하신 말씀이 요나서 4장 10-11절입니다. 우리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요나가 박넝쿨을 아낀 것 같이 하나님은 니느웨의 십이만여명과 가축을 아계서 그들이 다 구원을 얻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요나가 왜 니느웨에 가서 회개를 외치라고 하셨는지 하나님의 마음을 충분히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전도의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 땅에 모든 영혼이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면 우리도 전도의 책임을 기꺼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여러분의 마음에 모든 영혼이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시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390년 잉글랜드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패트릭(St. Patrick, 390-461)은 16세때 아일랜드 캘트족 해적에게 잡혀가 6년간 노예생활을 했습니다. 노예생활을 하면서 패트릭은 그들도 하나님을 알게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패트릭은 하나님의 은혜로 6년만에 무사히 탈출하여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수년이 지난 어느날 꿈에 켈트족의 사람이 나타나 우리에게 와서 복음을 전해 달라는 꿈을 꾸게되었습니다. 패트릭은 자기를 노예로 삼았던 해적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12명의 사람들과 함께 아일랜드 켈트족 최초의 선교사로 들어가 28년간 아일랜드 복음화를 위해 힘썼습니다(황병배, “St. Patrick의 켈트 전도법과 청소년 이해에 기초한 효과적인 전도전략 연구: 한국 10대 청소년 전도를 중심으로,” 「신학과 실천」 46(2015), 514-515).
패트릭같이 죽어가는 영혼들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 때 그것이 비록 원수라도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요나에게 니느웨는 원수의 나라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도의 책임을 하지 않고 도망갔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훗날 하나님의 마음을 안 요나는 니느웨의 진정한 전도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요나서는 4장으로 끝납니다. 4장까지의 요나의 모습은 도망가는 요나, 마지못해 니느웨로 가서 복음을 전하는 요나, 니느웨가 회개하니까 불평하는 요나, 만약 실제 현실에서 요나가 이런 모습이었다면 애초에 요나서는 쓰여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요나서 4장 11절 이하의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은 요나는 그 후에 니느웨를 위한 자발적이고 진정한 전도자로 변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변화된 요나 선교사를 알고 있었던 많은 사람들은 요나서 1-4장까지의 요나의 부족한 모습을 보면서 훌륭한 요나 전도자도 하나님의 마음을 몰랐을 때는 그렇게 철없던 때도 있었구나하며 미소지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요나 전도자같이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서 도망가던 자리에서 돌이키고, 마지못해 전도하고 불평하는 자리에서 회개하여 자발적으로 전도의 책임을 다하는 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해 주셔서
자발적으로
가족과 이웃에게
하나님의 구원을
전하는 전도자가
다 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