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독일의 관념주의 철학자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1831)은 『정신현상학』(1807)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헤겔은 『정신현상학』에서 인간 정신의 발전 과정을 현상학적으로 관찰했습니다. 헤겔이 말하는 인간의 정신은 의식이 자기의식으로 그리고 이성, 정신, 종교, 절대지로 발전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이 정신은 자기 반성의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한다고 보았습니다. 헤겔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제로 자기의식은 감각세계와 지각세계에 터전을 두고 있는 타자존재에 대한 반성을 통하여 자체 내로 복귀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것으로서, 이것이 자기의식이 행하는 운동이다.”(G.W.F 헤겔/ 임석진 옮김, 『정신현상학 1』 (경기도: 한길사, 2005(제1판), 211).
헤겔은 인간이 자기 반성을 통하여 정신이 성숙해 간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인간은 자기를 반성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기를 반성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 가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전도서 2장 11절에 “내가 생각해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이로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전도서 기자가 인생을 생각해보니까 해아래 모든 것이 헛되고 무익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전도서 기자의 전제는 ‘만약 하나님이 없다면’입니다. 만약 인생에서 하나님이 없다면 해아래 모든 것이 헛되고 무익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만약 전도서 기자가 인생을 반성하고,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인생이 무익하지도, 허무하다는 생각 것조차도 못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인간이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인생은 헛되고 무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생이 허무하고, 헛되다고 느껴지면 그때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찾으면 헛되고, 허무한 인생이 소망을 가지는 인생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하나님을 찾아서 소망을 가지시는 인생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17절을 읽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이 처음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하신 첫 번째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첫 마디는 ‘회개하라’(μετανοεῖτε, Repent)입니다. 여기에 ‘회개하라’는 단어는 ‘후회하다’, ‘뉘우치다라’는 뜻도 있지만 ‘유감으로 생각하다‘ 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예수님께서 회개하라고 하신 것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고 다시한번 인생에 대해 반성해 보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저의 장인 어른은 평안남도 평양이 고향인입니다. 1950년 6.25 직전에 북한이 공산화 되기 시작하면서 어수선할 때 장인 어른의 어머니께서 아무래도 평양은 위험하니까 남쪽으로 당분간 내려가 있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니 방은 그대로 놔둘테니까 갔다가 오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20대 초반의 장인 어른은 어머니 말씀하신대로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남쪽으로 내려갓다가 잠깐 후에 다시 올라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후에 전쟁이 나고 분단이 되면서 북으로 갈수도 없고 왕래도 할 수 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평생 고향에 가보지도 못하시고 어머니도 만나지도 못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은 생전에 명절이 되면 늘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워 하셨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아버님은 생전에 세상의 고향과 육신의 어머니를 만나지는 못하셨지만 남쪽으로 내려와 신앙생활을 하시고 마지막 돌아가실 때는 천국을 환상으로 보시고 천국에 계신 예수님도 보시고 영원한 본향인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명절이 되면 보통의 사람들은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만나든지 성묘를 하고, 가족을 만납니다. 명절에 고향과, 부모, 가족을 찾는 것은 그곳이 마음의 고향이며, 육신의 휴식처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민족이든지 명칭은 달라도 명절이 다 있습니다. 주로 명절에는 고향을 찾고 부모를 찾습니다. 그러면 왜 인간의 마음에 이런 마음이 있는 것입니까? 왜냐하면 하나님이 인간의 마음에 내가 태어난 고향을 찾고, 나를 낳아주신 육신의 고향인 부모를 찾는 마음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고향과 육신의 부모를 찾는 것은 세상과 육신의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동시에 영원한 본향인 천국을 더 깊히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이 회개하라고 하신 다음에 천국이 가까이 왔다고 하셨습니다. 보통 회개하라고 하면 죄를 지은 것을 뉘우치라는 무서운 경고로 알아들을 수도 있지만 이 문맥을 보면 ‘회개하라’는 말은 ‘다시 생각해봐라’는 말로 대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천국이라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가야할 영원한 본향이 가까이 오고 있으니까 세상의 고향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세상의 지역적인 고향과 육신의 부모라는 고향을 넘어서 영원한 천국 고향과 인간의 근원중에 근원이신 영원한 하나님이 아버지가 계신 천국 본향을 한 번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1장 16절에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고 말씀했습니다. 오늘 예수님이 회개하라고 하신 것은 죄를 책망하시기 위한 말씀이 아니라 세상의 고향과 육신의 부모의 고향에만 머물지 말고 더 나은 본향 천국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명절에 고향과 부모를 찾아 그리워하면서 동시에 더 나은 본향 천국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 명절의 시간에 여러분 모두 더 나은 본향 천국을 생각하시고, 사모하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17세기 영국의 기독교 작가 존 번연(John Bunyan, 1628-1688)의 『천로역정』(1678(1부), 1684(2부)에 보면 크리스천이 이 세상을 떠나 천국을 향해 가는 이유를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 역시 이 세상에서 태어났지만 당신들이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멸망의 도시’입니다. 조만간 우리는 그곳에서 죽을 것인데, 죽으면 무덤보다 더 비천하고 무서운 곳, 저주와 형벌과 유황불이 활활 타는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란 말입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그러니 당신들도 마음을 돌이켜 나와 함께 갑시다. (...) [천로역정의 맨 마지막에는 그리스천이 천국에 먼저 들어가고 부인이 따라서 천국에 들어가는 장면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크리스천의 부인] 크리스티애너는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예전에 남편 크리스천이 받았던 모든 환영 예식을 받았다. 그녀가 떠나자 아이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아이들은 잘 조율된 수금과 소고를 연주하며 기뻐했다.”(존 버니언/ 이동일 옮김, 『천로역정』 (경기도: 열린책들, 2010(초판), 22, 392-393).
이 세상에 있는 고향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내가 죽으면 이 세상의 고향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내 육신의 고향인 부모도 세상을 떠나면 이 세상의 육신의 고향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고향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영원한 고향은 천국에만 있는 것입니다. 크리스천과 그의 부인 크리스티애너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아이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기뻐했다고 했습니다. 당장 이 세상에서 헤어지는 것은 슬퍼서 눈물을 흘렸지만 잠시 후에 영원한 고향인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하고 기뻐한 것입니다. 이 세상의 고향과 부모님은 한시적인 고향일뿐입니다. 이 세상의 고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기에 영원한 본향인 천국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예수님은 이 세상의 고향만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천국 고향을 생각하라고 말씀 하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명절을 보내는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세상의 고향과 부모와 가족의 육신의 고향만이 아니라 영원한 본향인 천국을 생각하시고 사모하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마지막에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것은 천국의 실체이신 예수님이 가까이 왔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곧 천국입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나타나신 것은 곧 천국이 이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안에 천국이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교회를 세우고 가셨습니다. 그런차원에서 교회는 이 세상에 있는 천국의 지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안에 있다는 것은 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계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이 천국 비행기를 타고 모두 영원한 본향인 천국까지 무사히 잘 가시기 바랍니다.
제가 처음 고등학교 시절에 교회를 다닐 때 교회가 얼마나 좋은지 가정과 학교에서 걱정거리가 아무리 많아도 교회에만 가면 다 잊어버리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찬송을 부르고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하면 얼마나 좋은지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교회는 이 세상에 있는 천국의 지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에는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에 큰 위로가 되고, 천국을 미리 맛보는 곳입니다. 이 세상에서 교회를 찾아오는 것은 천국 고향을 찾아오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명절에 천국 고향과 영원한 하나님 아버지를 찾아 오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교회에서 천국을 미리 맛보시면서 교회라는 천국 비행기를 타시고 영원한 본향인 천국에 무사히 도착하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이 세상의 고향과
육신의 고향인
부모만이 아니라
영원한 본향인 천국을
사모하게 하시고
영원한 천국을 향해
가는 천국 비행기인
이 교회에서
내리지 마시고
천국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