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1802-1885)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1831)에 보면 귀머거리 판사가 재판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귀머거리 판사는 귀머거리가 아닌척 하면서 소송 순서를 보고 피고인을 심문했습니다. 어느날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의 꼽추인 종지기가 밧줄로 온 몸이 꽁꽁 묶인채 법정에 잡혀 왔습니다. 판사는 소송 순서대로 종지기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종지기도 귀머거리라 판사가 뭐라고 물어보는지 알아 듣지 못했습니다. 종지기는 판사의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판사도 듣지 못하기 때문에 종지기가 대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판사는 또 직업은? 이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종지기는 역시 듣지 못하기 때문에 또 침묵을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방청석에서는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판사는 종지기가 또 대답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판사는 서기에게 지금까지 종지기가 말한 것을 기록했나?라고 하니까 터무니없는 판사의 말에 서기는 물론 방청석에서 일제히 폭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방청석의 사람들이 웃자 판사는 종지기가 무슨 대답을 해서 방청객이 웃는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판사는 몹시 화를 내면서 종지기를 꾸짖으면서 ”이런 발칙한 놈을 보았나! 지금 그 대답은 교수형을 받아도 마땅할 것이다. 네놈이 지금 감히 누구 앞에서 말을 하고 있는 줄 모르느냐?“ 그러자 법정을 지키는 무표정의 근엄한 경찰관들마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빅토르 위고/ 송면 옮김, 『노트르담 드 파리』 (서울: 동서문화사, 2022(3판), 233-243.).
남의 말을 듣지 못하면 말을 분별하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하게 됩니다. 귀를 먹은 사람은 당연히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하기 때문에 엉뚱한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귀를 먹지 않는 정상적인 사람도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마음이 교만하거나, 고집이 세거나,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귀를 먹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는 들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소리는 들려도 내용은 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마가복음 4장 23절에서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귀에 들리는 사람은 마음을 겸손하게 하고 자기 고집과 생각을 내려놓고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는 마음을 가질 때 귀가 열리며 예수님의 말씀이 들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을 만큼 겸손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말을 많이 하시는 편입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입니까? 먼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며, 잘 들을 때 분별력있는 말도 잘 하게 됩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늘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시는 성숙한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5절과 9절을 읽겠습니다. 솔로몬 왕의 꿈에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내게 무엇을 줄꼬 하시며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때 솔로몬은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도록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솔로몬은 먼저 백성들이 하는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듣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것을 보면 솔로몬은 겸손한 사람입니다. 만약 솔로몬의 마음이 교만했다면 백성들이 무슨 말을 해도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고 백성들의 말에 귀를 기우려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기 생각으로 분별해서 재판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먼저 백성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성숙함을 보였습니다.
제가 성도들하고 상담을 할 때 마음속으로 계속 되내이면서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먼저 말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성도가 말하는 것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번번히 실패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성도가 말하는 것을 제대로 다 듣기도 전에 중간에 말을 끊으면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이 있습니다. 성도의 말을 겉으로는 듣는 것 같이 하면서도 이미 마음속에는 할 말을 가지고 있다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성도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는 실패했지만 오늘 말씀을 통해 다음부터는 제 생각을 내려 놓고 겸손하게 성도의 말을 더 많이 듣고, 이해하면서 잘 들은 다음에 말해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9절에 솔로몬이 말하는 듣는 마음이란? 말 소리를 듣는 다는 의미가 아니라 말의 내용을 듣는다는 뜻이며, 말의 내용을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백성들이 말하는 것을 내용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들어서 올바른 분별을 하고 재판을 잘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할 때 분별있는 행동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속에서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살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행동하는 것에 실수 없이 잘 분별해서 행동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 10-11절을 읽겠습니다. 솔로몬이 백성들의 말을 잘 듣고 분별하여 재판을 잘 할 수 있도록 구하자 그 말씀이 주님의 마음에 들었다고 했습니다. 솔로몬은 먼저 자기 개인의 장수나 부나 원수를 물리쳐 달라고 기도하지 않고 오직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달라고 구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마음에 들었던 것입니다. 자기의 이익보다는 하나님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먼저 구하여 하나님의 마음에 드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포천에 개신교 최초의 기도원인 대한수도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전 진(田鎭, 1912-1996)이라는 여자분이 원장일때의 일입니다. 대한수도원에 ‘띄띄 할아버지’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어려서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를 절었던 분입니다. 말도 또렷하게 하지 못하고 어눌했습니다. 당시 수도원은 초가삼간이라 계곡에서 돌을 주워다가 예배당을 지을 때의 일입니다. 이 소아마비 할아버지는 뒤뚱거리면서 하루에 90번을 왕복할 정도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어느날 그 할아버지가 전 진 원장에게 예배당을 다 지으면 자신을 예배당 종을 치는 종지기를 시켜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예배당을 다 지어 할아버지가 종을 치고, 봉헌식을 마치고 한바탕 잔치를 벌일 즈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뛰뚱거리며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그 할아버지가 갑자기 제대로 걷기 시작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말씨도 또렷하게 되면서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허경영, “쉼없는 기도의 재단, 대한수도원,”「빛과 소금」66(1990), 127).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 할아버지가 예배당을 짓는데 헌신하고 종지기를 하고 싶다는 그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그 할아버지의 소아마비도 고쳐주시고 어눌한 말도 기적같이 고쳐주셨습니다. 우리 인생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길이 있다면 하나님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들면 하나님이 이 세상의 축복도 더하여 주시는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마음에 들어 하나님이 주시는 세상 축복도 받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12-13절을 읽겠습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이 구한 것이 마음에 드셔서 솔로몬에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실 뿐만 아니라 솔로몬이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광도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마태복음 6장 33절에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먹을 것 입을 것 마실 것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시리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솔로몬이 먼저 하나님의 백성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백성이 잘 되기를 구하자 세상의 부귀영화도 주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길은 먼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구하여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나머지 세상적인 축복을 더하여 주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먼저 하나님의 마음에 드시는 것을 먼저 구하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군대 생활을 할 때 우리 대대에 2중대장이 대대장에게 깍듯하게 잘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대대에는 1-4중까지 있었는데 대대장이 출근을 할 때 각 중대 중대장들이 대대막사앞에나와서 대대장을 맞이하는데 2중대장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지지 않고 대대장을 맞이 했습니다. 대대장이 2중대장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후에 진급을 하는데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람도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들면 사람이 주는 것과는 다르게 하나님이 놀라운 축복을 주시고, 인생의 앞 길을 열어 주시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것이 세상적인 축복도 받는 길입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것을 구하셔서 여러분이 구하지 않은 것까지 받게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것을
먼저 구하여
하나님의 마음에
들게 하시고
구하지
않은 것까지
축복으로
받게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