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랍비가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사람은 늘 겸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 날 제자 한 사람이 랍비를 찾아왔습니다. “랍비님, 진리란 어느 곳에나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길거리에 널린 돌멩이만큼이나 흔한 것입니까?” 랍비가 “암, 그렇고말고. 누구든 주울 수 있는 거지.” “그런데 사람들은 왜 진리를 줍지 않는 것일까요?” 랍비는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 진리라는 돌을 주으려면 허리를 굽혀야 한다네. 사람들이 진리를 줍지 못하는 것은 허리를 굽히지 않기 때문일세.”라고 말했습니다(박명희, 『잠언속에 잠기기』 (서울: 겨자씨. 2003), 125.).
인생에서 정말 귀한 진리는 내가 겸손할 때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은 겸손하게 되고 겸손한 사람은 귀한 진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전서 5장 5절에 “다 서로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는 은혜를 주시느니라.”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늘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기억하면서 살아갑니다. 신앙이 미숙한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고 자기에게 없는 것만 늘 섭섭하게 생각하고, 아쉬워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신앙이 성숙한 사람은 하나님이 지금까지 주신 은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있는 것을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지금까지 주신 하나님의 은혜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살아가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7절을 읽겠습니다. 바울은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다고 했습니다. 여기 ‘계시(啓示)’라는 말은 하나님이 천국의 비밀을 드러내고 보여주신 것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하나님에 대해 여러 계시를 받았습니다. 7절 바로 전에 4절을 읽겠습니다. 바울은 낙원으로 이끌려 가서 낙원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말을 들었습니다. 특히,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환상 중에 만나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 후에도 바울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음성을 직접 듣기도하고, 셋째 하늘에 올라 낙원을 보는 영적 체험을 했습니다. 이처럼 바울은 하나님이 주신 여러 계시를 받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울이 이런 영적인 계시를 받고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하나님이 육체의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다고 했습니다. 학자들은 바울이 가진 육체의 가시가 눈에 고질적인 안질이거나 혹은 어디가나 바울에게 모욕을 주고 박해하는 유대인 대적자라고 말합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좋은 학원은 거의 모두 종로에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종로에 있는 학원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종로에 있는 학원에도 급수가 있었습니다. 종로에는 누구든지 들어갈 수 있는 학원이 있고, 시험을 쳐서 실력이 좋아야 들어가는 학원이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학원은 종로학원이었습니다. 종로학원은 아무나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들어갈 수 있는 학원이 아니라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 학원이었습니다. 저는 아무나 들어가는 학원에 다녔습니다. 학교에 가면 종로학원에 다니는 애들은 자랑을 하면서 종로학원만 가르치는 비법이 있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종로에 종로학원보다 더 좋은 곳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아는 애들만 알고 모두 비밀입니다. 학원같이 집단적으로 모아서 하는 곳이 아니라 아주 공부를 잘하는 애들만 받는 그룹 과외같은 곳입니다. 여기에 다니는 애들은 거의 시험을 만점을 받으면서 자기 그룹에서만 나눠주는 프린트물을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주지도 않고 자기들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다니는 과외 그룹을 늘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가 가진 것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바울도 신앙적으로 구원을 주시고, 여러 계시를 보여주셔서 영적으로 충분히 자랑을 하면서 자만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만하면 그동안 받았던 은혜와 축복을 모두 쏟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바울이 자만하지 않도록 육체에 가시를 주셨다고 했습니다. 잠언 16장 18절에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라고 말씀했습니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교만하거나 거만하면 패망하고 넘어집니다. 그래서 자랑거리가 많은 사람일수록 겸손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나님은 육적으로나 영적으로 자랑거리가 많은 바울을 사랑하셔서 그에게 육체에 가시를 주셔서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에게 육체에 가시가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삶속에 육체의 가시같은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셔서 구원하시려고 여러분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오늘 본문 8-9절을 읽겠습니다. 바울은 자기에게 육체의 가시가 떠나가도록 세 번이나 주께 간구를 했지만 주님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바울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을 핍박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런 바울을 지옥으로 떨어져 멸망하지 않고 구원하여 준 은혜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육체의 가시가 육신의 질병이든, 혹은 바울을 핍박하는 대적자이든 오히려 그런 것이 있는 것이 바울이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받은 구원을 지키며 살 게하는 겸손을 주기 때문에 육체에 가시는 저주가 아니라 은혜라고 말씀 하신 것입니다.
프랑스의 종교개혁자 장 칼뱅(Jean Calvin, 1509-1564)은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아무 구별도 없이 모든 사람을 자녀로 삼으셔서 누구나 구원의 소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지 않으시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주길 거부하시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주신다. (...) 모든 사람이 같은 처지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저주가 미리 정해지기 때문이다.”(존 칼빈/ 문병호 옮김, 『기독교 강요 3』 (서울: 생명의말씀사, 2020(초판), 675, 685.).
장 칼뱅에 의하면, 구원을 받는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예정이며, 선택이고,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입니다. 구원 받은 사람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최고의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구원 받은 사람이 구원을 지키고, 자만해서 구원을 저버리지 않게 하시려고 육체에 가시를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인생에 육체의 가시는 겸손하게 구원을 지키며 살라고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인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이려분의 인생의 가시가 은혜라는 것은 깨닫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9절 중반에 바울은 고백하기를 ‘내 능력이 약한데서 온전하여 짐이라. 나의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라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육체의 가시가 없어지는 순간 인간은 자고해서 주님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주님이 육체의 가시를 준 것은 저주가 아니라 오히려 은혜라는 것을 깊히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끌어안고 있는 가시는 겉으로 보기에는 저주 같아도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은혜입니다. 여러분의 가시를 은혜로 생각할 때 여러분의 구원이 지켜질 것입니다.
온누리교회를 개척하셨던 고 하용조 목사님(河用祚, 1946-2011)은 스물 셋 청년때 약 10개월동안(1968.8.1-1969. 5.2.) 폐병에 걸려 요양소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때 쓴 일기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1968년 8월 5일 월요일 흐림. 요즈음 몸이 더 피곤하고 가슴이 답답하다. 오늘 밖에 다녀왔는데 몸시 힘이 드는 것 보고 나도 모르는 새 이렇게 약해졌구나 생각이 들었다. 온종일 2층 침대에 누워 있다. (...) 1969년 4월20일 일요일 비가 오다. (...) 무척이나 우울하다. (...) 건강에 점점 회의가 든다. 오늘은 하루 종일 잠에 취해 있었다. (...) 얼굴빛은 점점 검어진다. 그리고 무척 피곤하다.”(하용조, 『나의 하루: 스물셋 청년 하용조의 친필 일기』 (서울: 두란노, 2014), 16, 192-193).
하용조 목사님은 이때 병을 고치기 위해 쓴 독한 약 때문에 합병증으로 평생을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부목사들에게 건강해서 부럽다는 말을 종종 하셨습니다. 그러나 하용조 목사님은 자기에게 있던 육체에 가시 때문에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의 육신의 약함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육체에 가시가 그를 자만하지 않게 했으며, 구원을 더 굳게 붙잡았습니다. 보통 사람보다 몇 배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강하게 복음을 전하시고 천국에 가셨습니다.
오늘 본문 10절을 읽겠습니다. 바울은 ‘내가 약한 그때에 강함’이라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는 사람은 약한 그때가 더 약해지는 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 사람은 약함 그때가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로 더 강해지는 때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는 약함은 하나님이 주신 은혜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약할 때 더 강해 지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찬양으로 부른 ‘은혜 아니면’ 찬양 가사 중에 후렴에 계속 반복하는 가사 내용에 ‘은혜 아니면 나서지 못하네’라는 가사가 계속 반복합니다. 우리가 약함 중에서도 강할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약할 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은혜가 여러분의 약함을 강함으로 변화시켜 더 강하게 서게 해 주실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부어주셔서
자만하지 않고
구원을 끝까지
지키게 하시고
약함 중에
은혜를 부어주셔서
강하게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