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보면 우주 최초의 지배자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입니다. 우라노스는 ‘땅’의 여신 가이아(게)와 결혼을 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아버지 우라노스가 아들들을 저승의 어두운 곳에 던져버렸습니다. 땅의 여신 가이아는 화가 나서 살아 남은 아들 크로노스를 시켜 아버지를 죽이게 하고 크로노스에게 통치권을 넘겼습니다. 여신 가이아는 우라노스가 죽자 저승의 어두운 곳에 던져졌던 크로노스의 형제들을 데리고 왔지만 크로노스는 자신의 권좌를 형제들에게 빼앗길까봐 데려온 형제들을 묶어 다시 저승의 어두운 곳에 던져버렸습니다. 심지어 크로노스는 자식들이 자기 권좌를 빼앗을까봐 두려워서 자식들이 태어나는 대로 모두 삼켜버렸습니다. 크로노스의 부인 레아는 화가 나서 아들 제우스가 태어나자 동굴에 제우스를 숨겼습니다. 장성한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와 전쟁을 해서 아버지 크로노스를 죽이고 제우스가 하늘의 통치권을 차지했습니(아폴로도로스/ 천병희 옮김,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서울: 숲출판사, 2004), 19- 25.).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식들을 감옥에 집어넣고, 입에 삼키고, 어머니 신은 자식에게 아버지 신을 죽이고 아버지의 권력을 차지하라고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신들끼리 서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죽이고 죽는 폭력적인 신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폭력적인 신들의 모습을 접하면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폭력적이 되고 서로 갈등하고 싸우는 사람들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폭력적인 게임물을 많이 보면 자기도 모르게 폭력적이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인간은 보편적으로 종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강한 신에 대한 이미지를 접해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차원에서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폭력적인 신이 아니라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요한1서 4장 8절에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고 말씀했습니다. 여기에 하나님은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의 삼위일체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이 삼위일체 하나님은 서로 사랑으로 하나가 되신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을 생각하면 서로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연상되기 때문에 그 사랑의 하나님을 가까이 하면 우리도 자연스럽게 사랑을 배워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삼위일체 하나님을 바라보시고 사랑을 배워 여러분의 삶에서 서로 사랑하며 사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19절을 읽겠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아버지는 성부 하나님을 가리키고, 아들은 성자 하나님, 성령은 성령 하나님을 가리키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세례를 줄 때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고 말씀했습니다. 19세기 화란의 개혁주의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구원과 복의 근원은 삼위일체 하나님이다. 우리는 그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고 그 이름은 우리의 신앙고백의 요약이다. 모든 복이 그 이름으로부터 우리에게 내려온다.”(헤르만 바빙크/ 박태현 옮김, 『개혁교의학 2』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1), 421.).
제가 중동 이슬람 지역에서 살다가 온 어떤 청년과 대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청년은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차이점을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슬람교도 유일신 알라를 믿고, 유대교도 유일신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기독교도 유일신 하나님을 믿고, 모두 유일신 하나님을 믿으니까 모두 똑같은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청년은 기독교가 말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서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을 모두 동일한 하나님이라고 믿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있습니다. 삼위일체란 성부, 성자, 성령이 본질에서는 한분이지만 세 분이 직위나 등급의 위격에서는 세 분으로 존재한다는 교리입니다. 삼위일체는 한 분이시면서 세 분이고, 세 분이면서 한 분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성탄절에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하나님이 육신을 입고 인간의 원죄를 속하기 위하여 오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1장 14절에 “말씀이신 예수님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라고 말씀했습니다. 인간은 인간의 죄를 구속할 수 없습니다. 만약 예수님이 단지 인간이시기만 했다면 예수님이 아무리 십자가에서 죽으셨다고 해도 우리 죄를 구속하실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은 완전하신 인간이시면서 동시에 완전하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죽으시는 정도의 가치가 되어야 인간의 모든 죄를 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 가운데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원죄를 구속해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이 시간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이땅에 태어나신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찬양하시기 바랍니다.
마태복음 3장 16-17절에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고 말씀했습니다. 이 말씀에 삼위일체 하나님이 나타납니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새 성령 하나님이 비둘기 같이 예수님에게 임하시고 성부 하나님이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 성부 하나님이 서로 함께 일하시면서 하나가 되어 서로 사랑과 축복을 하며 서로 사귀는 사귐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세기 독일의 개신교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 1926-)은 삼위일체에 대하여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하나됨(Einigkeit)속에서 열려 있고 초대하는 모든 창조가 그 속에서 자기의 공간을 발견하는 사귐이다.”(위르겐 몰트만/ 김균진 옮김, 『생명의 영-총체적 성령론』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7(초판), 335.).
요한1서 1장 3절에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림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초대를 받아 삼위일체 하나님과 사귐을 누리도록 초대를 받았습니다.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방 끝에 세워 놓고 저와 제 아내가 반대편 끝에서 부르면 아이가 처음에는 저에게 말 달려오는 듯이 하다가 제 아내에게 달려 갑니다. 또 세워두면 또 저에게 달려오는 것 같이 하다가 또 아내에게 갑니다. 어쩌다가 한번은 저에게 달려와서 안깁니다. 아이와 부모가 그런 놀이를 하면서 서로 사귀는 것입니다. 그런 사귐을 통해 아이는 보호받는 느낌과 안정감을 가지면서 자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삼위일체 하나님은 상황에 따라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는 상황에 따라 성부 하나님께, 때로는 성자 예수님께, 때로는 성령 하나님의 품에 안기면서 사귐면서 살아갑니다. 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와 함께 사귀고 형제도 함께 사귈 때 보호받는 느낌을 가지면서 안정감을 누리면서 살 수 있듯이 우리 인생길에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 이 삼위일체 하나님과 사귀면서 인생을 살면 외롭지 않고 보호받는 느낌을 가지면서 안정감을 가지고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사귐을 통하여 보호받고, 안정감을 누리며 살아가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고린도후서 13장 13절 말씀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은 예배의 마지막에 축도를 할 때 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은혜와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이 함께하라는 축복기도입니다. 축복기도중에 최고의 축복기도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주시는 축도입니다.
20세기 스위스의 개신교 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는 삼위일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창조자 [성부] 하나님에게 [육신의] 생명을 받았듯이 우리는 화해자 [성자] 하나님에게 영원한 생명을 받게 된다. (...) [삼위일체 하나님은] 성령 하나님안에서 사랑으로 결합되어 있다.”(칼 바르트/ 박순경 옮김, 『교회교의학 1/1』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3(초판), 530, 624.).
바르트가 말하는 삼위일체는 축도의 내용과 일치합니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주시는 은혜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성부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육신적인 생명을 창조해 주셨습니다. 성령 하나님은 사랑으로 서로 교통하도록 결합시켜 주셨습니다. 성령 하나님이 우리를 삼위일체 하나님과 사랑으로 결합시키시고, 가족과 성도와 이웃과 사랑으로 결합시켜주시는 축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이 시간 삼위일체 하나님이 주시는 축도의 축복을 모두 받으시기 바랍니다.
제가 과거에 보니까 성도들이 교회생활을 하다보면 예배의 축도에 대해 취하는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교회에 늦어도 축도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배를 잘 드리고 예배 끝나고 무슨 급한 일이 있는 지는 몰라도 꼭 축도할 때 나가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분들은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기도가 축도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입니다. 기도중에 최고의 축복 기도인 축도를 안 받고 가는 분들은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빠뜨린 분들입니다. 늦더라도 축도는 꼭 받겠다고 오시는 분이 지혜로운 분이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입니다. 축도안에 삼위일체 하나님의 축복이 모두 담겨져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려서 목사님이 축도를 하실 때 축도를 따라서 해서 그 축도를 다 외우기도 했습니다. 그 리고 그 축도대로 축복을 받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축도를 받으실 때 간절한 마음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마음껏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에게 삼위일체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이 항상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삼위일체 하나님이
우리 성도들의
삶에 항상 함께 하셔서
성부 하나님의 사랑을 주시고
성자 하나님의 은혜를 주시고
성령의 하나님의 교통하심을 주셔서
우리 성도들이
이 세상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보호와 사랑을
받고 안정되고
축복받으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