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식민지 시대에 활동한 윤동주(尹東柱, 1917-1945) 시인은 27년의 짧은 생을 살다가 갔습니다. 그런데 2010년에 세상에 공개된 당시 윤동주 시인의 재판 문서를 보면 당시 윤동주는 악명 높았던 일제 재판관 앞에서도 당당했습니다. 형사 앞에서도 조선 독립에 대한 열망과 대책을 열정적으로 토로하기를 마다하지 않은 저항의 독립투사였습니다. 윤동주의 판결문에는 민족의식을 고취하여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구체적인 운동 방침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었습니다. 그런차원에서 윤동주는 단순한 시인이 아니라 그는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유명한 ‘서시’(序詩)는 독립운동의 정신을 담은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여기서 마지막 부분에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가 인상적입니다. 혹자는 윤동주가 시인이기 때문에 시인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시인의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가졌던 윤동주를 염두에 둔다면 오히려 그의 이 말은 나한테 주어진 시를 쓰는 것을 통해 독립운동의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읽는 것이 본뜻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namu.wiki/w/%EC%9C%A4%EB%8F%99%EC%A3%BC
당시에 만약 어떤 사람이 윤동주가 시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입니까’라고 질문을 했다면 그것은 그의 직업을 묻는 질문이라기 보다는 그의 정체를 묻는 질문일 것입니다. 윤동주의 직업은 시인이었지만 그의 정체는 독립운동가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직업이나 자기가 하는 일을 자기의 정체와 동일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혹 자기의 직업이나 하는 일이 변변치 않으면 자기의 정체성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는 일과 자기의 정체를 동일시하면 안됩니다.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내 직업이나 내가 하는 일과 내 정체를 분리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내 정체를 깨닫는 것이 신앙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마가복음 16장 15절에서 예수님께서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은 직업이고, 정체는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라는 자기의 정체를 인식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24절을 다시한번 읽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울의 신앙고백입니다. 바울은 젊은 시절 유대교의 최고의 율법 선생인 가말리엘 문하에서 율법을 배우고, 종교적으로는 바리새인으로 살았습니다. 한마디로 유대교의 최고의 기득권층인 ‘종교인‘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바울은 다메섹으로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으러 가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종교인의 직업을 버리고,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직업을 바꾸었습니다. 사도행전 18장 3절에 “바울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에게 가매 생업이 같으므로 함께 살며 일을 하니 그 생업은 천막을 만드는 것이더라”라고 말씀했습니다. 바울은 유대교에서 기득권을 가진 직업인 종교인의 직업을 버리고, 복음을 위해 생계를 위해 천막을 만드는 직업을 택했습니다. 오늘로 말하면 집을 짓는 건설업 혹은 현장의 건설 노동자의 직업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 직업을 선택한 것은 생게를 유지하는 수단도 되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기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바울의 직업은 천막을 만드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정체는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였습니다.
제가 아는 선교사님이 1990년대에 중국에 선교사로 갔습니다. 그때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선교가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에 들어가 꽃과 화분을 파는 화원을 냈습니다. 생전 꽃과 화초를 가꿔본 일이 없었지만 화원을 하면서 중국 땅을 위해 기도하고, 오시는 손님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믿는 것을 알리고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선교사님은 겉으로 보는 직업은 화원 가게 주인이었지만, 그분의 정체는 복음 전도자였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자기가 예수님께 받은 사명은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바울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명은 천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천막을 만드는 것이 바울의 직업이었다면, 바울의 정체는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가진 전도자였습니다. 여러분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여러분의 직업을 정체라고 생각하셨다면 직업과 정체를 분리하시기 바랍니다. 요즘에는 가정에서 살림을 하는 분들도 전업주부라고 해서 직업으로 분류합니다. 어린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것도 직업입니다. 곧 학생이 되어 직업을 위한 공부를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는 학생도 궁극적으로 직업을 얻기 위해 준비하는 취준생이기 때문에 학생도 직업입니다. 그렇게 보면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 그 나름대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이 곧 나의 정체는 아닙니다. 직업과 내 정체를 분리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만날 때 우리는 직업과 정체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면 내 정체가 전도자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오늘 바울입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직업과 정체를 분리해서 나는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받은 전도자라는 정체를 깨닫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사도행전 28장에 보면 바울이 로마로 압송되어 가던 중에 폭풍을 만나 14일 동안 표류를 하다가 멜리데 섬에 도착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멜리데 섬은 지금의 몰타섬으로 휴양지로도 유명합니다. 멜리데섬은 제주도의 1/6 크기의 섬입니다. 이 멜리데섬은 로마의 남쪽에 있는 섬으로 지중해를 통해 전 유럽을 향해 가는 아주 중요한 통로입니다. 바울의 죄수 일행이 처음 도착한 곳은 멜리데 섬에 딸린 작은 무인도 섬입니다. 약 수천평 정도의 약간의 언덕이 있는 평평한 섬입니다. 현지인들은 그 섬을 지금 바울의 섬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 바울의 섬 중앙에는 약 40미터 정도 되는 바울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바울의 동상은 온 지중해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서 있습니다. 마치 바울이 온 세상을 품에 안고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로서 복음을 전할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성지가 좋다 132회 멜리데 섬(몰타섬)의 바울 섬 - 이강근 박사]
https://www.youtube.com/watch?v=T7bcRahYEdA&list=PLvV0U7qnS9-RBwywRCeYttxQwBjIMrsIC&index=234
오늘 본문 24절 후반부에 바울은 복음 전하는 것을 위해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바울은 복음을 전하는 현장에서 무수한 고난과 생명의 위험을 여러번 겪었습니다. 고린도전서 11장 23절(23-27) 이하에서 바울은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 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고 했습니다.
바울이 천막을 만들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 했다면 이런 고난은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정체는 복음전도자 였기 때문에 복음을 위하여는 생명조차 아깝지 않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전도자의 정체를 가진 사람은 복음 때문에 기꺼히 고난을 받으려고 합니다. 전도자가 있어야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장 21절에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라고 했습니다. 이 시간 여러분 자신이 전도자라는 정체를 발견하시고 바울과 같이 복음을 위해 고난을 받을찌라도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전도에 힘쓰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님이 교회를 개척하시고 성도들에게 이 교회에서 7년간 훈련을 받으시고 이 교회를 떠나 국내이든 해외이든 다른 곳으로 가서 그곳에서 전도자로 또는 선교사로 복음을 전하며 살아가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성도들이 7년이 넘자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어느 치과 의사가 계셨습니다. 그분은 서울의 좋은 지역에서 치과를 개업하고 의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7년이 지나자 제주도로 이사를 가서 제주도에서 치과를 개업했습니다. 제주도에 가면 돈을 더 잘 벌기 때문이 아니라 복음을 위하여 제주도로 전도자로 간 것입니다. 이제 그분에게 치과의사는 복음을 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직업일 뿐입니다. 그분은 자신이 궁극적으로 해야 할 정체는 전도자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9장 23절에서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고 했습니다. 바울이 생업을 위해 천막을 짓는 일을 행한 것은 궁극적으로 복음에 참여하고자 한 수단으로서의 직업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에게 천막을 짓는 직업은 도구이며, 궁극적으로 자신이 해야 할 자신의 정체는 전도자였던 것입니다. 바울같이 사는 것이 신앙적으로 사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바울같이 사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직업에 대해서는 대답하기 쉬워도 정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생각해 보지 않으셨다면 오늘 제가 여러분의 정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정체는 전도자입니다. 전도를 하라고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직업도 주신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행복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 직업은 전도를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해야할 사명은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생활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전도자라는 정체를 발견하시고, 전도하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자신의 정체가
전도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하나님이 주신
직업도 전도를 위해
활용하게 하시고
전도자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충성된 성도들이
다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