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Euripides, 기원전 480-406)가 쓴 『메데이아』(기원전 431)는 부부 싸움을 다룬 비극입니다. 이아손과 메데이아는 부부로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어느날 남편 이아손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부인 메데이아를 버리게 됩니다. 이에 화가난 부인 메데이아는 두 아들을 죽이면서 남편에게 복수를 합니다. 메데이아가 남편 이아손에게 저주하면서 말합니다. “당신은 당연한 응보로, 아르고호의 파편에 머리가 박살 나 악인답게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될 거예요. 하나 그 전에 당신은 나와의 결혼의 쓰라린 종말을 보게 될 거예요.” 이에 남편 이아손도 저주하면서 말합니다. “하지만 애들의 복수의 여신과 살인을 응징하시는 디케 여신께서 당신을 죽이시게 되기를! 그런데 애들을 왜 죽였소!” 메데이아가 말합니다. “당신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서죠.”(아이스퀼로스 · 소포클레스 · 에우리피데스/ 천병희 옮김, 『그리스 비극 걸작선』 (경기도: 숲출판사, 2010(제1판), 366.)
배신과 복수와 살인과 저주하는 말이 있는 곳에는 행복이 없습니다. 특히, 남을 저주하는 말에는 보이지 않는 독약이 들어가 있어서 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심지어는 그의 영혼의 평정심을 잃게하여 파멸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잠언 12장 18절에 “칼로 찌름 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고 했습니다. 잠언 15장 4절에도 “온순한 혀는 곧 생명 나무이지만 패역한 혀는 마음을 상하게 하느니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의 말하는 수준이 곧 그 사람의 인격의 수준입니다. 우리 믿는 사람들은 남을 저주하거나, 비방하거나, 수군거리고, 거짓말하고 나쁜 말을 하는 습관을 버리고 지혜로운 말과 온순한 말, 좋은 말, 진실한 말을 하고 나아가 축복하는 말을 하는 사람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남에게 상처를 주는 저주의 말을 하지 말고 남을 살리는 축복하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5-7절을 읽겠습니다. 다윗이 압살롬의 반역으로 도망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때 사울의 친족 중 한 사람인 시므이가 나타나서 도망가는 다윗을 향하여 돌을 던지면서 피를 흘린 자여 사악한 자여 가거라 가거라 하면서 저주를 했습니다. 다윗의 상황이 어려워 지니까 시므이가 나타나 다윗을 무시하고 다윗을 저주했습니다. 보통은 이런 류의 사람을 기회주의자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 시므이와 같은 기회주의자같이 남이 어려워졌을 때 잘 됐다고 저주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제가 처음에 군대에 들어가서 제일 문화 충격을 받은 것은 욕하는 문화였습니다. 저는 신학대학을 다니다가 군대에 갔기 때문에 제 주위에서는 욕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대에 배치를 받아서 갔는데 다는 아니지만 많은 고참들이 말을 할 때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났습니다. 어떤때는 욕이 환상적입니다. 어떻게 저렇게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해서 욕을 잘 구사하는지 감탄할 정도입니다. 나름 엄청난 수사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욕을 했습니다. 아마도 욕을 받아적으면 욕에 대한 책을 하나는 쓸 정도입니다. 그런데 혼자 불만이 있어서 욕을 하는 경우는 그럴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막상 고참으로부터 내가 그런 욕을 먹을 때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욕을 먹으니까 화가 나고 마음이 상하고, 모욕감을 느겼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말을 못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나도 그 고참을 저주하고 있더라구요. 그게 더 괴로웠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시므이가 다윗을 저주했을 때 다윗의 마음도 상처가 되고, 아팠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말로 욕을 한다면 아마도 마음에 상처가 되고 아플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저주해도 마음이 안좋고, 아픈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말로 욕을 하고 저주를 하는 것은 나쁜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조심하면서 남을 나쁘게 말하고 저주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저주하는 말 한마디 잘못해서 상대방의 인생이 파탄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전서 3장 10절에 “그러므로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 그 입술로 거짓을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매사에 남을 저주하고 욕하고, 비방하는 나쁜 말을 하지 말고 오히려 좋은 말, 축복하는 말을 하시기 바랍니다.
12세기 프랑스의 수도사 베르나르도(Bernard, 1090-1153)는 비방하는 사람의 교묘한 태도와 말하는 방식을 상세히 묘사했습니다. “비방하는 사람은 먼저 한숨을 쉬며, 심각하고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짓고, 눈을 내리깔고 음침한 어조를 사용합니다. 그의 말이 설득력이 많으면 듣는 사람은 그가 악의가 아닌 동정심을 가지고 안타깝게 여기면서 말한다고 믿게됩니다. (...) ‘말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요’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에게는 좋은 점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 일에 있어서 그 사람이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합니다.”(클레르보의 베르나르/ 엄성옥 옮김, 『내사랑아 네눈이 비둘기 같구나』 (서울: 은성출판사, 2011(초판), 74-75.).
베르나르도는 겉으로는 아닌 것 같이 말하지만 그의 속마음으로는 비방을 하고 있는 태도와 말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상대를 저주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지만 비방하지 않는 것 같이 하면서 상대를 비방하는 태도도 버려야 합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비방하지 않는 것 같이 하면서 상대를 비방하는 유혹에 더 많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 시간 만약 저를 포함하여 여러분 모두 이런 비방을 하는 습관이 있다면 이 시간 회개하고 버리시기 바랍니다.
오늘 본문 10절을 읽겠습니다. 다윗의 부하 아비새가 당장 가서 시므이의 머리를 베어 오겠다고 했습니다. 이때 다윗이 아비새를 말리면서 그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다윗을 저주하라고 하신 것이라고 하면서 시므이를 죽이지 말라고 합니다. 만약 다윗이 시므이의 말에 상처를 입고 속으로 시므이를 죽이고 싶었다면 아비새의 반응에 겉으로는 아닌척 하면서 침묵을 하든지, 아니면 소극적으로 알아서 하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아비새가 시므이를 죽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시므이의 저주의 말을 저주로 응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므이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그를 통해 다윗을 저주하는 것이니 죽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만약 다윗이 하나님의 섭리를 믿지 않았다면 다윗도 시므이의 저주에 맞서서 시므이를 당장 저주하고 죽였을 것입니다. 여기서 만약 다윗이 시므이의 저주를 저주로 갚아 시므이를 죽였다면 오히려 다윗의 영혼은 망가지고 평정심을 잃고 잔인하게 살해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다윗을 따르던 400명의 용사들도 다윗의 분노와 잔악성을 보고 다윗을 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실수를 한 사람이 바로 사울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저주를 저주로 갚지 않고 오히려 그 저주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았을 때 다윗을 따르던 부하들이 그의 리더쉽을 보고 다윗과 함께하여 훗날 다윗이 다시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이 해야하는 행동입니다. 여러분도 혹시 이런 상황이 왔을 때 다윗같이 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저주를 저주로 갚지 말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 하나님이 여러분을 회복시켜 주시는 때가 올 것입니다.
1948년 10월 좌익군들에 의해 주도된 여수 순천 반란사건이 일어났을 때 손양원 목사님의 두 아들 동인이와 동신이가 반란군에게 총살을 당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나자 손양원 목사님은 너무나 괴로워하며 견딜 수 없는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죽인 청년 안재선이 붙잡혔을 때, 경찰서에 가서 아들을 죽인 사람을 용서해 달라도 했습니다. 절대 구타도 하지말고, 그 사람을 내 아들로 삼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안재선이 사형을 받게 되었을 때 손양원 목사님은 사형 직전에 두 아들을 죽인 안재선을 구해내 자신의 양아들로 삼았습니다. 훗날 안재선은 회개를 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정성한,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 「숲과 나무」 2(2004), 139.).
도대체 손양원 목사님의 이런 행동이 어디에서 배운 것입니까 이것은 다윗을 넘어서는 행동입니다. 다윗은 저주로 응수하지 않고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그러나 손양원 목사는 다윗을 넘어서서 원수를 사랑하고 축복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이 예수님을 본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죽이는 자들을 저주하지 않고 오히려 십자가상에서 저들이 자기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합니다. 저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누가복음 6장 28절에서는 “너희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주를 저주로 갚으면 마음이 후련할 것 같지만 오히려 자기 영혼이 망가지고 더 괴롭게 됩니다. 저주를 이기는 길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 같이 축복하고 기도해 주는 것입니다. 나를 저주하고 비방하는 자를 용서하고, 축복하고 기도하는 것이 진정으로 그 저주를 이기는 길입니다.
우리는 다윗과 같이, 손양원 목사님같이, 예수님같이 저주하지 말고 축복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축복하고 기도해 주는 것이 저주와 비방이 난무하는 이 세상속에서 승리하는 길입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주시면 우리도 축복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은혜가 여러분들과 저에게 임하여 저주를 저주로 갚지 말고 오히려 축복하는 말로 저주를 이기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우리 성도들이
세상속에 살아가면서
저주와 비방을
당하더라도
저주를 저주로 응수하지 말고
축복과 기도로 응수하여
모든 것을 이기고
승리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