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신화 가운데 시쉬포스 신화가 있습니다. 어느날 제우스가 아소포스라는 사람의 딸을 몰래 납치해 갔습니다. 이 비밀을 알고 있었던 시쉬포스가 아소포스에게 제우스가 납치해 갔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 사실을 안 제우스가 화가 나서 시쉬포스를 저승으로 보내 벌을 주었습니다. 제우스가 준 벌은 산꼭대기 위로 큰 돌덩이를 굴려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시쉬포스가 두 손과 머리로 큰 돌을 산꼭대기까지 어렵게 굴려서 올려도 그 돌이 다시 뒤로 밀려서 아래쪽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을 산꼭대기로 올려도 또 다시 돌이 뒤로 밀려서 떨어졌습니다. 이 벌은 끝나지 않고 무한 반복 되었습니다(아폴로도로스/ 천병희 옮김,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경기도: 숲출판사, 2004), 65.).
시쉬포스가 받은 벌은 무거운 돌을 옮기는 고통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쉬포스가 돌을 옮기는 벌보다 더 고통스러운 벌은 어느 정도 벌을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자유의 몸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더욱더 고통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자유롭게 살도록 창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은 예수님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누가복음 4장 18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 하시기를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려고”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에 자유가 있습니다. 내가 예수님을 만나면 자유을 누리게 됩니다. 사람이 자유가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입니다. 이 시간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인생에 자유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23-24절을 읽겠습니다. 안식일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밀밭 사이를 지나가실 때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이삭을 잘라 먹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바리새인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 당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구약 성경을 기반으로 ‘미쉬나’라는 종교법전을 만들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종교법으로 다스렸습니다. 문제는 그 종교법이 구약 성경과는 다르게 백성들을 지나치게 종교법으로 구속하면서 자유를 침해 했습니다. 특히, 안식일 법은 사람들의 자유를 가장 많이 침해 했습니다.
미쉬나 법전에 나오는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것은 2,000걸음, 약 880미터 이상 걸으면 안되며, 안식일에는 이발, 목욕, 다림질을 해서도 안되고, 여자가 바늘, 도장을 새긴 반지, 머리띠, 목걸이, 향수병을 지니고 외출해서도 안되며, 파종하기, 가꾸기, 수확하기, 단으로 묶기, 탈곡하기, 키질하기, 씻기, 빻기, 체로쳐서 가루 만들기, 반죽하기, 굽기, 양털 깍기, 양털 표백, 양털 두드리기, 양털 염색, 실 뽑기, 베틀에 날실을 걸기, 두 사침대 만들기, 두 실 짜기, 두 실 풀기, 매듭짓기, 매듭풀기, 두 뜸 박기, 두 뜸 박으려고 찢기, 사슴 사냥, 사슴 목따기, 사슴 가죽벗기기, 사슴 가죽 소금 절이기, 사슴 가죽 다듬기, 가죽 털 뽑기, 가죽 자르기, 두 글자 쓰기, 두 글자 쓰려고 지우기, 집짓기, 집 헐기, 불을 끄기, 불을 지피기, 망치로 두드리기, 물건 나르기 등입니다(정양모, “유대교와 기독교,” 「종교신학연구」 7(1994), 158-159.).
그러니까 오늘 본문에 나오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안식일에 길을 가는 것도 안식일 법을 어긴 것이며, 이삭을 자른 것도 탈곡을 한 것이기 때문에 안식일 법을 어긴 것입니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가셨다는 것은 잘못된 안식일 법을 개혁하려는 목적이 있으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잘못된 종교법에 구속을 당해 자유가 침해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개혁의 정신으로 자유를 침해하는 잘못된 종교법을 개혁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 본문 25-26절을 읽겠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제자들이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 먹은 것을 비난하자 예수님이 다윗 왕의 예를 들면서 다윗이 부하들과 함께 먹을 것이 없어서 시장할 때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 제사장 외에는 먹지 못하는 진설병 떡을 먹지 않았냐고 하셨습니다. 다시말해 안식일 법보다 사람이 더 귀중하다는 것입니다.
16세기 스위스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Ulrich Zwingli, 1484-1531)는 당시 로마 가톨릭교회의 사제였습니다. 그런데 츠빙글리가 로마 가톨리교회를 떠나 종교개혁을 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법전’에 사순절 금식기간 중에는 고기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522년 3월5일 스위스 취리히의 인쇄업자 크리스토퍼 프로샤우어의 집에 12명이 모여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프로샤우어는 며칠 뒤 감옥에 갇혔습니다. 감옥에 갖힌 이유는 소시지. 육류 섭취를 금지한 사순절이 시작될 때 소시지를 먹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들이 먹은 소세지는 단 두 개였습니다. 이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츠빙글리 교회의 성도들이었기 때문에 츠빙글리도 함께 있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나자 츠빙글리는 설교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순절] 금식기간 중에 고기류를 먹은 사람들은 결코 못된 사람들이 아닙니다. (...) 만약 내가 여기서 침묵을 지킨다면, 나는 매우 나쁜 사람이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게으른 목자이며, 또한 나를 믿는 양들을 죽도록 내버려두는 사람이고 약한 사람들을 강건하게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며, 강한 사람들조차 보호해주지 못하는 목자가 됩니다.”(홀트라이히 츠빙글리/ 임걸 옮김, 『츠빙글리 저작 선집 1』 (서울: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2014), 50.).
츠빙글리는 성경에 사순절 기간에 금식하면서 고기를 먹지 말라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 규정은 폐지되어야 하며 성도들에게 종교적 구속이 아니라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외치면서 종교개혁을 외쳤습니다. 로마 가톨릭교회도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같이 종교법으로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았던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의 개혁의 정신을 가진 츠빙글리가 로마 가톨릭의 잘못된 종교법을 개혁하고 성도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종교개혁을 했던 것입니다. 교회가 성도들에게 종교법으로 자유를 구속해서는 안됩니다. 교회는 최대한 성도들이 자유를 누리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 27절을 읽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에게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종교법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셨을 때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랐던 것은 예수님이 자유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언덕에 모여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었던 수만명의 사람들에게 법을 만들어서 그들을 구속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예수님께 와서 말씀을 듣고, 병고침을 받고 자유롭게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유롭게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예수님께 다시 왔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종교법으로 자신들을 통제하는 것과는 다르게 예수님께서는 자유를 주셨기 때문에 백성들이 그 자유에 편안함을 느끼고 예수님께 왔던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님같이 성도들에게 종교법으로 구속하지 말고, 지나친 의무나 너무 까다로운 규칙을 주지말고 최대한 자유를 많이 주어야 합니다.
19세기 영국에 고아의 아버지 조지 뮬러(George Müller, 1805-1898)가 처음 교회 목회를 할 때입니다. 당시 교회에 제일 좋은 자리를 돈을 주고 임대하는 신자석이 따로 있었습니다. 당시 교회에서는 돈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좋은 자리, 좋은 의자에 앉고,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치 못한 의자에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하나의 관행으로 인정되고 있었습니다. 조지 뮬러는 이것은 성경에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고치면 돈을 내는 사람이 없어서 재정이 어려울 것을 알았지만 성경의 말씀대로 아무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자유를 주기 위해서 이런 규정을 없앴습니다.](조지 뮬러/ 배응준 옮김, 『기도가 전부 응답된 사람』 (서울: 규장, 2005), 13-14.).
요한복음 8장 32절에서 예수님이 말씀 하시기를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진리는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여러분에게 종교법으로 구속하는 분이 아니라 자유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교회도 예수님의 자유의 정신을 본받아 성도들에게 최대의 자유를 주면서 신앙생활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목회가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성도들에게 최대의 자유를 주면서 성도들이 최대의 자유를 누리면서 신앙생활을 하도록 섬기는 것이 목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성도들을 종교법으로 구속하지 않고 교회에서 예수님이 주신 것 같은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한 성도들이 자유를 누리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의무를 줄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성도들이 예배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뭏튼 성도들의 교회생활이 구속이 아니라 자유를 누리면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회가 최대한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간 예수님의 자유가 여러분의 마음에 충만히 임하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우리 교회가
예수님이 주시는
자유를 잘 배워서
성도들을
종교법으로 구속하지
않고 예수님의 자유로
신앙생활을 하도록
잘 섬기고
도울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