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독일(프로이센)의 관념론 철학자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1831)은 『정신현상학』(1807)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헤겔은 그 책에서 막 태어난 아기는 인간이지만, 아직 스스로가 인간으로서 자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성을 갖추고 나서야 그때 자기가 인간이라는 것을 자각한다고 했습니다. 이성을 갖춘다는 것은 곧 자기의식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헤겔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기의식은 타자존재에 대한 반성을 통하여 자체 내로 복귀하는 것을 본질로 한다(G.W.F 헤겔/ 임석진 옮김, 『정신현상학 1』 (경기도: 한길사, 2005(제1판), 57-58, 211,). (...) 특정한 개인은 교양을 통하여 본래의 자기가 되고 또 교양을 통하여 비로소 본래의 자기로서 현실의 존재가 된다. (...) 이때 자기의식이 현실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은 교양을 통하여 획득되므로, 이런 면으로 보면 교양이란 타고난 성격이나 제기 발랄한 에너지가 허용하는 한에서 자기를 현실에 적합하도록 꾸며내는 것이라고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G.W.F 헤겔/ 임석진 옮김, 『정신현상학 2』 (경기도: 한길사, 2005(제1판), 69, 71.).
헤겔은 자기의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타자존재에 대한 반성과 교양을 통해서 자기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은 여전이 자기의식을 가지지 못한 어린 아이같은 존재이지만, 타자를 생각하고 반성하고, 교양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기의식을 가진 사람이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을 비로소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과 자기의식을 가진 사람의 차이는 감사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그 의식이 어린 아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감사할 줄 모릅니다. 그러나 이타적인 사람은 자기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처지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해서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에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라고 말씀했습니다. 자기의식을 가진 이타적인 사람만이 범사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자기의식을 가진 이타적인 분들이 되셔서 범사에 감사하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13-14절을 읽겠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고 계실 때 나병환자 열명이 예수님께 나병을 고쳐달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서 제사장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고 했습니다. 당시 제사장은 의사의 역할도 했기 때문에 나병이 나았는지 확인을 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열명의 나병환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제사장에게 가다가 고침을 받았습니다.
제가 어려서 교회에서 고등부를 다닐 때의 일입니다. 여름방학때 시골에서 저하고 나이가 같은 친구가 우리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그 친구는 우리 교회 고등부 선생님의 동생이었는데 방학때 서울 구경삼아 형 집에 왔다가 교회에 온 것입니다. 그 해 여름이 너무 더웠습니다. 아마 그때 저는 생각이 안나는데 그 친구에게 시원한 병 콜라를 하나 사주었나 봅니다. 세월이 수십년이 지나서 저를 가르쳐 주셨던 바로 그 교회 선생님이 목사님이 되어 제가 그 교회에서 집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하다가 수십년전에 그 해 여름 자기 동생에게 콜라를 하나 사준 것을 가지고 그 동생이 두고 두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동생 대신 형인 자기가 그때 그 동생에게 준 그 콜라에 감사해서 그 콜라값보다 수백배 이상 저에게 꼭 갚아주고 싶다고 하시면서 갚아주셨습니다. 여러분도 다른 사람 콜라 사주십시오.
오늘 본문 15-16절을 읽겠습니다. 나병에 걸린 열명이 길을 가다가 고침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너무 기뻐서 더 빨리 달려서 제사장에게 보여주고 나병이 치료받았다는 인정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집과 가족을 향하여 정신없이 달려 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명 사마리아 사람은 예수님께 돌아가서 예수님의 발 아래에 엎드리어 감사했습니다. 나머지 나병환자 아홉명은 자기 병 고침 받은 것만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간 것을 보면 아직 의식이 확장되지 않은 자기중심적 사람들로 보입니다. 반면에 예수님께 다시 찾아와 감사한 사마리아 사람은 자기의식이 확장된 이타적인 사람으로 보입니다. 사람의 인격이 성숙해 진다는 것은 감사하는 곧 사람으로 변해 간다는 뜻입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재미있으라고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젊은 수도사가 무조건 침묵 해야하는 수도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수도원 원장이 젊은 수도사에게 5년 동안 침묵하다가 5년이 되면 “두 마디 정도는 말해도 됩니다”라고 했습니다. 5년이 되었을 때 젊은 수도사가 “침대가 딱딱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수도원장은 다른 침대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10년이 되었을 때 수도원장이 또 ”두 마디 정도 말해도 좋다고 했습니다.” 젊은 수도사는 ”음식이 차갑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수도원장이 따뜻한 음식을 주었습니다. 15년이 되었을 때 “두 마디 더 말해도 좋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수도사는 “수도생활을 그만 두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수도원장은 “예, 그렇게 하십시오 당신은 이곳에 들어온 이후 불평만 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윌 보웬/ 김민아 옮김, 『불평없이 살아보기』 (서울: 세종서적, 2010), 101-102).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은 일상을 살면서 늘 불평만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같이 조금만 힘들고 불편하면 소리를 지르고, 불평을 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자기 밖에 보이지 않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고 반성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볼 수 있는 자기의식이 확장되기 때문에 자기의 처지가 어려울 때도 오히려 감사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늘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마리아 사람이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나병이 치유된 것을 안 후에 자기만을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치료를 해 주신 예수님께 와서 감사를 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자기의식이 확장된 이타적인 사람이라 예수님께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도 자기의식이 확장되어 자기의 삶이 어떠한 처지에 있더라도 늘 감사하는 생활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늘 감사하는 성숙한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18절을 읽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나병에서 치료를 받은 열명이 모두 돌아와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 바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시편 50편 23절에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감사로 제사 드리는 자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며, 감사하는 자를 하나님이 구원해 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전 영락교회 목사님 이셨던 한경직(韓景職, 1902-2000) 목사님은 종교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템플턴을 상을 받으셨고, 큰 교회를 이룬 목사님이십니다. 사람들이 한경직 목사님을 존경하는 것은 그런 업적 때문이 아니라 그분이 일생을 겸손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한경직 목사님의 마지막 유언으로 남긴 구술 자서전의 제목이 ‘나의 감사’입니다. 자서전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올해로 내 나이 80인데,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가슴에 사무치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몇 번이고 말해도 부족한 ‘감사합니다’가 나의 진심 어린 고백입니다.” 이 책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장 나의 나 됨을 감사하다. 2장 배우게 하시니 감사하다. 3장 젊은 날 성장케 하시니 감사하다. 4장 견문을 넒혀주시니 감사하다. 5장 약할 때 강함 주시니 감사하다. 6장 새 일을 주시는 감사하다. 7장 목숨을 걸고 살게 하시니 감사하다. 8장 그리운 얼굴들을 다시 보게 하시니 감사하다. 이 책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모든 영광을 아버지께 드리옵고 이 부족한 죄인, 그저 감사와 찬송과 이 기도를 오직 십자가에서 내 죄를 대속해서 날 구원해 주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받들어 기도하옵나이다. 아멘.”(한경직, 『한경직 구술 자서전: 나의 감사』(서울: 두란노, 2010), 10-395, 특히, 11, 395.).
한경직 목사님은 인생의 처음부터 감사로 시작하여 감사로 끝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끝났습니다. 한 목사님이 인생의 처음부터 감사를 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기 때문에 페병으로 죽일 위기에서도 구원해 주시고, 많은 일을 하게 하셨으며, 98세까지 장수하게 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가장 독특한 용어가 있다면 ‘감사’라는 말입니다. 그 사람의 입에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자주 나오면 그 사람은 지금 예수님을 잘 믿고 있은 것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 사마리아 사람은 감사합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것입니다. 이 시간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마음과 입에 감사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골로새서 3장 17절에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라고 말씀했습니다. 여러분이 하시는 모든 일에서 하나님께 감사하시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 시간 여러분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감사가 넘치도록 축복해 주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주셔서
무슨 일을 해도
자신의 상황을 감사하고
다른 사람에게 감사하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분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