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후 8년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 기원전 43-기원후 17)는 『변신이야기』 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나르킷수스라는 16살의 소년은 자신의 외모 때문에 강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르킷수스는 우연히 숲 속에 아름다운 샘에서 물을 마시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것에 끌려 실체없는 그림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나르킷수스는 자기 자신을 보며 찬탄했습니다. 쌍둥이별과도 같은 제 눈과, 바쿠스나 아폴로에게나 어울릴 제 머리털과 아직수염이 나지 않은 턱과, 상아 같은 목과, 우아한 얼굴과 눈처럼 흰 색조와 어울린 홍조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자신을 열망하고, 자기를 칭찬하면서 스스로 칭찬을 받고, 그의 눈을 속이는 샘물에다 여러번 입을 맞추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목을 끌어안으려고 물속에 두 팔을 여러 번 담갔지만 자기 자신을 껴안지 못했습니다. 음식 생각도, 잠잘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를 그곳에서 떼어 놓을 수 없었습니다. 거짓 형상을 바라보는 제 눈으로 인하여 죽어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고 있는 거야...내가 내 몸에서 떨어질 수 있다면 좋으련만!” 결국 나르킷수스는 친숙한 물을 들여다보면서 “잘 있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었습니다(오비디우스/ 천병희 옮김, 『변신이야기』 (경기도: 숲출판사, 2017), 140-147.).
나르킷수스는 자신의 모습을 묵상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나르킷수스 이야기는 지나친 자기애는 오히려 인생이 자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끝나버린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자기를 사랑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만 묵상하면 자기로부터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끝나버리고 맙니다. 인생은 자기를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해야 자기를 넘어 세상으로 나가 하나님이 주시는 형통한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 1장 8절에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라고 말씀했습니다. 인생이 형통하고 축복받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여 2024년도에 여러분이 하시는 모든 일이 형통하고 축복받는 새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1-2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않고,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악인의 꾀, 죄인의 길, 오만한 자의 자리의 공통점은 모두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항상 자기의 이익만을 묵상하다가 자기 꾀에 넘어가고, 죄인의 길에 서거나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아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됩니다. 반면에 하나님께 복을 받는 사람은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에 ‘묵상’ 한다는 말은 하나님의 말씀을 반복해서 깊히 생각 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은 자기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됩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학교에서 기독학생회 써클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습니다. 우리 기독학생회는 수업 전에 학교에 일찍와서 체육관 입구에서 모여 성경 한 장을 같이 읽고 함께 기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학교에서 제일 무서운 교련 선생님이 우리를 보고 당시에는 좋지 않은 써클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나쁜 써클인 줄 알고 따귀를 때렸습니다. 옛날에는 그런 문화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침 예수 믿으면 핍박을 당한다는 말씀을 묵상하고 있었는데 그 말씀대로 핍박을 당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선생님도 모르고 그렇게 하셨겠지요. 오히려 그 선생님을 위해 기도가 나오더라구요. 이것이 말씀 묵상의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 3절을 읽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잎사귀가 마르지 않는 것같이 그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 마음안에 하나님의 말씀이 채워지면 말씀이 그 사람의 마음을 잡아주기 때문에 어려움 속에서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 지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지 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인생에서 하는 모든 일에 많은 열매를 맺고, 잎사귀가 마르지 않고 모든 일이 형통한 축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말씀을 묵상하는 생활을 하셔서 인생에 좋은 열매를 많이 맺으시고, 모든 일을 할 때 형통한 축복을 받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20세기 교부로 알려진 개신교 스위스의 개혁주의 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는 하나님의 말씀이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는 선포되는 설교로서의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둘째는 기록된 성경으로서의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세 번째는 계시로서의 예수님의 몸에 참여하는 성찬으로서의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했습니다(Karl Barth, Church Dogmatics volum 1:
The Doctrine of the Word of God, trans., G.W. Bromiley (Edinburgh: T. & T. clark, 1975), 88-124.).
이 세 가지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하나님 말씀을 해석해주는 설교와 성찬은 교회에 오면 설교를 듣고, 성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하나 기록된 성경은 개인적으로 읽고 묵상을 해야 합니다. 건강하고 균형있게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려면 설교를 듣고, 성찬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집에서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이 세 가지를 같이 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설교를 듣고, 성찬에 참여하실 뿐만 아니라 집에서 개인적으로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균형있고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1970년 한국에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로 한국에 오셨던 데이비드 로스(David E. Ross), 한국 이름으로 오대원(1935-현재) 선교사님은 한국에 와서 주로 청년들에게 성경 말씀을 묵상하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도 그분에게 배웠습니다. 은퇴를 하시고 『묵상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그 책에 묵상을 이렇게 정의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듣는 것이 묵상이다. (...)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위해 일하고, 그분의 비전을 들고 달리는 법을 안다. 어떤 이들은 그분과 함께 걷는 법도 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예수님과 함께 앉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David E. Ross 오대원/ 양혜정 옮김, 『묵상하는 그리스도인』 (고양: 예수전도단, 2005), 29, 47-48.).
말씀 묵상은 내가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지 듣지 위해 조용히 그 말씀앞에 앉아 있는 것입니다. 성경 한 구절을 암송하면서 앉아 있어도 됩니다. 시편의 몇 구절을 읽고 말씀 앞에 앉아 있어도 됩니다. 성경을 몇 장 읽으면서 말씀 앞에 앉아 있어도 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이 그 말씀 속에서 오늘 내게 개인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 것이 묵상입니다. 그 말씀 속에서 개인적으로 나에게 하시는 말씀 하나를 듣기만 한다면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고, 마음의 불안과 우울증에서도 고침을 받고 말씀으로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때 가장 강력하게 내가 변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에 와서 설교를 듣고, 성찬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집에서 하루에 10분 혹은 15정도 시간을 내서 하나님의 말씀앞에 앉아서 묵상을 한다면 하나님이 여러분에게 개인적으로 큰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2024년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6절을 읽겠습니다. 의인들의 길은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한다고 했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의인들은 인정하시고 축복을 주시지만 자기만을 묵상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은 결국은 망한다고 했습니다. 말씀을 묵상할 때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축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말씀을 묵상하고 축복을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어느 도시에 18세의 어느 소녀가 오랜 약물 중독과 알콜 중독으로 주립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도시에 어느 교회의 여자 집사님이 병원에 찾아와 환자들에게 성경을 읽어줘도 되냐고 의사에게 물었습니다. 의사는 전도는 하지 말고 성경만 읽어주라고 했습니다. 그 교회 집사님은 두 달 동안 매일 한 시간 씩 소녀에게 성경을 읽어 주었지만 상태는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소녀는 병실 한 구석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쭈그리고 앉아 식물 인간같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성경을 읽어 주었습니다. 호전의 기미도 없이 또 두 달이 지났습니다. 몇 달이 더 지나고 나서 소녀가 반응을 보였습니다. 가끔 질문도 했습니다. 마침내 6개월이 지났을 때 완전히 회복이 되었습니다. 소녀는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모두 치유되어 퇴원했습니다. 현재 그녀는 역동적이고 견고한 믿음을 가진 성령충만한 그리스인이 되었습니다(David E. Ross 오대원/ 양혜정 옮김, 『묵상하는 그리스도인』 (고양: 예수전도단, 2005), 168-169.).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은 일반 책과는 다릅니다. 일반 책은 사람이 자기 생각으로 쓴 것이지만 성경은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직접 계시로 말씀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우리가 성경을 읽는 순간 성경을 통하여 살아계신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음성을 개인적으로 듣을 사람은 믿음의 확시이 생기고, 그 확신으로 이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많이 받는 2024년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받으며
2024년을 형통하게
축복 받고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