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400년전 기원전 24세기 바벨론 북부 지역을 다스렸던 아카드 제국(ca. 2350� B.C.)의 창조 신화 ‘에누마 엘리쉬’(Enuma elis)에 보면 인간을 창조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신들 가운데 가장 현명하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마루둑(Marduk) 신이 신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했습니다. “나는 인간이라고 불리는 미개인(savage)을 창조할 것이다. 신들이 편해지도록 인간에게 신들을 시중드는 짐을 지울 것이다.”... [그리고 마르둑은] 티아맛(Tiamat)을 반역하게 만들고, 전쟁에 가담하고, 반란을 꾸민 킹구(Kingu) 신에게 죄를 지우고, 그의 혈관을 잘라서 그 혈관으로부터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신들을 시중드는 일을 하게 되고, 신들은 자유롭게 되었습니다(James B. Pritchard ed., Ancient Near Eastern Texts: Relating to
the Old Testament Third Edition with Supplement (Princeton ·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69), 62, 68.).
이스라엘의 서쪽에 그리스 신화가 있었다면, 동쪽에는 바벨론의 아카드인들의 신화가 있었습니다. 아카드의 마루둑 신이 인간을 창조한 목적은 신들을 시중드는 짐을 지우고, 신들이 편해지기 위해 인간을 창조했습니다. 인간을 창조할 때도 마루둑을 반역한 킹구의 혈관을 잘라서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인간을 만든 성분 자체가 반역의 피가 흐르는 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은 반역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아카드 신화에서 인간은 신들의 노예이며, 인간은 반역자입니다. 이것을 보면 아카드의 마루둑 신은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 아니라 인간을 멸시하는 신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해서 인간을 창조하신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요한일서 4장 8절에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고 말씀했습니다. 인간은 자기가 믿는 신의 이미지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 형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노예같이 부리고, 시중들게 하고, 반역자로 생각하는 신 앞에서는 노예같이 기를 못피고, 두려움을 가지고 살게됩니다. 그러나 사랑의 하나님을 믿으면 생활에 안정감이 있고, 행복하고, 자신감이 넘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이 시간 사랑의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해 주시기를 축원합니다.
오늘 본문 7절을 읽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이 인간을 어떻게 사랑하시는 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첫째, 하나님은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어 사람을 생령 즉 살아있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다는 것은 아카드의 킹구같이 반역자의 피로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가장 순수한 물질로 사람을 창조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직접 그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셨다는 것은 하나님이 마치 인공호흡을 해서 사람을 살도록 사랑으로 살려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의 하나님은 여러분을 날마다 생기잇게 살아가도록 육적으로 영적으로 살려주시는 분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아주 어린 시절 저는 집에서 가지고 놀 장난감이 없었습니다. 슬픈일이지만 같은 집에서 살던 어떤 형은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쌓아두고 있었는데 자기만 가지고 놀고 저에게 하나도 빌려주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우리 집은 마당을 중심으로 방이 여러 칸이 있었는데 방마다 하숙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집은 항상 떠들썩 했습니다. 누가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있던 작은 방에 방바닥에 요를 하나 깔아 주더니 앞 부분을 마치 배의 앞부분같이 접어서 배같이 만들어 주었습니다. 뒤에도 조금 접어서 마치 배를 타고 있는 것 같이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요로 만든 배를 장난감 삼아 놀고, 거기서 잠도 잤습니다. 요로 만든 저의 개인 집이었습니다. 장난감이 없는 저를 보고 누군가 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장난감 대신 요로 만든 집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저는 그 요로 만든 집에 있을 때 너무 행복했습니다.
오늘 본문 8절을 읽겠습니다. 둘째, 하나님은 집을 주셔서 사람이 안정되게 살도록 사랑을 베푸어 주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창조한 사람을 위하여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시고 그 사람을 거기에 두셨습니다. 하나님은 생기를 넣어 사람을 살려내실 뿐만 아니라 동방의 에덴 동산에 거처할 집을 마련해서 그곳에 살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바벨론 신화에서는 인간을 만들고 신들의 노예로 만들어서 시중들게 했기 때문에 살 집도 장만해 주었다는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제일 먼저 사람이 살 집을 에덴 동산에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지 않았지만 창세기 2장 22절에 아담의 갈빗대로 여자를 창조하여 두 사람이 부부가 되게 하셨습니다. 짝을 주신 것도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분명히 안정되게 살 집과 짝을 만나서 좋은 가정을 이루게 하실 것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포도밭을 하는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우리들에게 각자 포도를 담을 만한 양은으로 된 큰 바께스 하나씩을 주시면서 여기에 포도를 마음껏 따서 물이 흐르는 개울로 가서 흐르는 물에 포도를 닦아서 마음껏 먹으라고 했습니다. 우리들은 신이 나서 바께스 통이 넘치도록 포도를 따서 흐르는 개울로 가서 포도를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모릅니다. 거의 한 바게스를 다 먹었습니다. 심지어는 먹다가 더 이상 먹을 수 없도록 많이 먹었는데도 더 먹으려고 포도를 입에 넣고 몇 번씹다가 흐르는 개울에 다시 버리고 또 새 포도를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부모님이 포도를 마음껏 먹게 한 것이 큰 사랑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본문 9절을 읽겠습니다. 세 번째 하나님의 사랑은 먹을 것을 주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에덴 동산에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보기에도 아름답고 먹기에도 좋은 나무의 열매를 주셨습니다. 사랑은 먹을 것에서 나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먹을 것을 주시고 싶으신 것입니다. 여러분이 매일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의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면서 먹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독일의 경제학자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는 종교개혁의 업적 중에 하나는 세속의 직업생활에 도덕적 성격을 부여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루터는 각자의 구체적인 직업은 하나님의 인도로 그들에게 주어진 것이며, 이 구체적인 지위를 충실히 이행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특별한 명령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막스 베버/ 김현욱 옮김,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서울: 동서문화사, 2016), 65, 67.).
오늘 본문 10절과 11절 그리고 15절을 읽겠습니다. 네 번째 하나님의 사랑은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주신 것입니다. 10절을 보면 강이 에덴으로부터 흘러 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에덴 동산의 사방에 강이 흐르고 물이 있게 했습니다. 물이 있다는 것은 농사를 지을 수 잇는 환경을 주셨다는 뜻입니다. 11저의 금도 주었습니다. 15절에 하나님이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서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습니다. 사람에게 농사를 짓는 직업을 주신 것입니다. 사람이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증거입니다. 사람이 직업이 없이 아무일도 안하고 먹고 살기만 하는 것은 당장은 좋아보일지 몰라도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일하는 것이 힘들지만 축복인 것입니다. 일을 해야 인생이 보람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여러분과 여러분들의 자녀들에게 일을 주시고, 직업을 주시는 사랑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람이 직업을 가지고 내가 먹고 살기 위해서 직업을 갖는다면 먹고는 살지만 인생이 큰 의미가 없고 행복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직업이 어떤 일이든지 하나님이 나를 이끌어 이 직업을 하게 하신다는 사명을 가질 때 직업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이 사명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얻게 되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17세기 영국의 시인이며 청교도 사상가인 존 밀턴(John Milton, 1608-1674)이 쓴 『실낙원』 에 보면 에덴 동산에서 아담이 하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밤과 낮처럼, 인간에게 일과 휴식을 번갈아 주셨습니다...내일 상쾌한 아침이 동녘 하늘을 찬란한 햇살로 물들이기 전에, 우리 일어나 즐겁게 일하여 저쪽 꽃나무들과 한낮에 우리가 거니는 저 푸른 오솔길을 손질합시다. 그 길의 우거진 가지들이 우리의 손길 덜 간 것을 비웃고 있으니, 제멋대로 자란 가지들을 치려면 더 많은 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 꽃들과 방울방울 떨어지는 수액도 보기 싫게 어지러이 흩어져 있으니 편안히 걷고자 한다면 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존 밀턴/ 이창배 옮김, 『실낙원』 (서울: 동서문화사, 2013), 169- 170.).
제가 이름을 붙였지만 우리동네 ‘가락동의 아름다운 귀부인’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80이 넘으신 허리가 90도 굽은 할머니입니다. 할머니는 가끔 검은 우산을 든 멋진 기사도 할아버지도 대동하고 다니십니다. 할머니는 유모차에 박스를 줍고 다닙니다. 제가 볼 때 박스를 팔아 돈을 버는 것도 있지만 유모차를 몰고 박스를 줍는 것을 소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옆에 남편 할아버지는 혹시 할머니가 위험할까 보디가드로 따라 다니시는 것 같습니다. 비가 와도 할머니는 다니십니다. 그때 할아버지는 우산을 들고 할머니를 받쳐 드리면서 따라 다니십니다. 할머니가 저를 보면 목사님하면서 인사를 하시는 것을 보면 교회를 다니는 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에덴 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일하듯이 지금 거룩한 일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나님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사랑하셔서 일하는 마음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사랑하시는 자에게 일과 직업을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를 사랑하셔서 일과 직업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여러 가지 사랑이 여러분에게 충만히 임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에게
날마다 생기를
불어 넣어주셔서
영육간에 생동감있게
살게 하시고
안정된 집과
짝을 만나게 해 주시고
날마다 일용한 양식을
주시고 일할 직업을
주셔서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받게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