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세기 중국 노나라의 철학자 공자(孔子, 기원전 551-479)는 30세에 황실의 도서실로 들어가 책을 보았습니다. 그후 정, 진, 채, 제 같은 이웃 나라들에서 벼슬을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공자가 55세가 되었을 때 노나라를 떠나 본격적으로 제후들에게 일자리를 구하러 떠났습니다. 68세가 되기까지 13년 동안 제후들에게 일자리를 얻으려고 했지만 모두 좌절되었습니다. 재나라에서는 안영의 반대로 거절되었으며, 송나라에서는 생명의 위협을 받았고, 위나라에서는 쫓겨났습니다. 공자는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를 전전하다가 결국 말년에 고향인 노나라에 돌아와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공자는 이 실패의 과정에서 당대의 제후들을 만나 그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들의 언행을 과거의 성현들과 비교하여 유명한 『논어』 라는 책을 썼습니다(공자/ 김원중 옮김, 『논어』 (서울: 휴머니스트, 2019(개정판), 29, 33.).
공자는 겉으로 보이는 정치 입문에는 실패했지만 그 대신 『논어』 라는 유명한 책을 쓰고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내는 성공을 거두웠습니다. 공자가 외면적으로는 실패한 것처럼 보였지만 내면적으로는 성공을 거둔 역설을 보여 주었습니다. 인생이 겉으로 보기에 성공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실패한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에 겉으로 보기에 실패한 것 같지만 속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을 때 겉으로 보기에는 실패한 것 같지만 내적으로는 오히려 그 십자가의 죽음은 우리를 살리기 위한 죽음이었기 때문에 성공한 죽음이었습니다. 고린도전서 1장 18절에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라고 말씀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실패자요 미련한 자로 보지만 우리에게 십자가는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시는 승리의 십자가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신 승리의 십자가를 찬양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본문 9절을 읽겠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자기의 독생자를 보내어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 십자가에서 죽게 하신 것은 우리를 살리려고 하신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라고 말씀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독생자를 보내 십자가에서 죽게하실 만큼 사랑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십자가를 바라볼 때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청년 때 예수전도단이라는 선교 단체에서 3주 동안 합숙을 하면서 전도 훈련을 받고 수료하면서 목에 거는 가죽으로 만든 십자가 목걸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가죽으로 만든 고동색 십자가를 목에 걸고 다니니까 친구들이 부러워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전도 훈련도 훈련이지만 그 가죽 십자가 목걸이를 받기 위해 전도 훈련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십자가는 2000년전에 로마의 가장 잔인한 사형틀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기독교인들이 십자가를 목에 걸고 다닙니다. 십자가에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간직하고 다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부터 대제사장과 장로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유대의 종교인과 정치인 모두가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누가복음 19장 47절에 “예수께서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시니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이 그를 죽이려고 꾀하되”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유대교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다른 것을 가르치자 예수님을 죽이려고 기회를 보다가 로마에 예수님을 반란죄로 넘겨서 십자가에 못박아 죽여 버렸습니다. 유대교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를 십자가에서 죽임으로 겉으로 승리한 것 같았지만 내적으로는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의 승리였습니다.
예수님 당시 로마는 반란죄를 저지른 정치범은 십자가에서 죽이는 제일 잔인하고 치욕적인 처형 방법을 사용했습니다(로버트 냅/ 김민수 옮김, 『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서울: 이론과 실천, 2012), 391, 444-446). 로마는 반란범을 길거리, 극장, 언덕 등 공개적인 곳에서 처형하여 모욕과 수치심을 일으키게 했고, 주민들이 끔찍한 광경을 보도록 해서 다시는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나무 십자가에 손목과 발에 쇠로 된 못 세 개를 박으면 (피를 흘리고) 허파가 지쳐서 더 이상 숨을 못 쉬다가 죽었습니다. 죽은 뒤에도 십자가에 매달아 놓아서 새가 시신을 먹고 새가 남긴 것을 개들이 와서 먹었습니다. 나중에 뼈만 남으면 쓰레기 더미에 던져 버렸습니다(레자 아슬란/ 민경식 옮김, 『젤롯』 (서울: 와이즈베리, 2014), 230-236).
유대교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해도 당시는 로마의 식민지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기들의 율법을 가지고는 죽일 수 없어서 예수님을 반란범으로 몰아서 로마의 빌라도 총독에게 고소하여 로마법으로 죽였던 것입니다. 마태복음 27장 22절에 “빌라도가 이르되 그러면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를 내가 어떻게 하랴 그들이 다 이르되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하겠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침내 유대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모함하여 로마에 반란 한 반란범으로 몰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습니다. 겉으로보면 유대 종교지도자들과 로마가 완전히 승리하고 예수님은 완전히 패배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십자가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을 몰랐습니다. 유대 종교지도자들과 로마는 자기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인 것 같았지만 사실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고 살리기 위해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 주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한 것은 유대 종교지도자들과 로마의 승리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의 승리였습니다.
초대교인들은 로마가 반란범으로 죽인 십자가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에 오히려 십자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갈라디아서 6장 14절에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라고 고백했습니다. 이 시간 십자가를 통해 우리를 살리신 하나님의 사랑을 자랑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본문 10절을 읽겠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하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다고 했습니다. 화목 제물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죄를 속하고 화목을 이루기 위해서 피가 필요했는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죄를 속해 주셨기 때문에 하나님과 우리 사이가 화목하게 된 것입니다. 로마서 5장 10절에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 화목하게 된 자로서는 더욱 그의 살아나심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니라.”라고 말씀했습니다. 죄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는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죄를 속해 주셨기 때문에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화목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 시간 여러분 모두 십자가를 통하여 하나님과 우리가 화목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1956년 1월 8일 일요일 29살의 짐 엘리엇은 친구 네 명과 함께 에콰도르 정글 속 쿠라라이 강의 흰 모래 밭에 앉아 아우카 족을 선교하기 위해 그들이 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랑하지만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이들, 아우카(Aucas)족으로 알려진 야만적 원시 살인족이었습니다. 아우카족은 백인을 원수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세 명의 아우카 족이 그들에게 다가왔습니다. 짐 엘리엇은 한 아우카 사람의 손을 잡았습니다. 다섯 명의 미국인과 세 명의 미개인, 드디어 그들이 만난 것입니다. 이틀 후인 1956년 1월 8일 일요일 오후 4시 반이 채 못되어 다섯 동료의 시체 위로 쿠라라이 강물이 말없이 흘렀습니다. 친구가 되고 선교하러 온 젊은 미국인 선교사 다섯명이 아우카 족에게 순교를 당한 것입니다(엘리자베스, 엘리엇, 『전능자의 그늘』 (서울: 복 있는 사람, 2002), 18, 25, 400.).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순교를 당한 선교사들의 부인들이 다시 아우카족으로 들어갔습니다. 짐 엘리엇의 부인 베티가 아우카족에 들어가 3년 동안 함께 살면서 그들을 사랑해 주었습니다. 조종사 네이트의 누나 레이첼이 아우카족에 들어가 마가복음을 아우카족 언어로 번역하고, 죽을 때까지 36년 간 그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을 사랑했습니다. 조종사 네이트 아들 스티브 세인트가 부인과 자녀 3명을 데리고 아우카 족에게로 들어가 그들을 사랑하며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아우카 족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아우카족 안에 통나무 교회라는 교회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선교사를 창으로 죽였던 듀이라는 사람이 그 교회의 장로가 되었습니다(스티브 세인트/ 이영기 옮김, 『창끝 상』 (서울: 쿰란출판사, 2009), 26, 38-39, 45, 47, 158, 180).
백인을 원수로 생각했던 아우카족이 짐 엘리엇을 비롯한 네 명의 친구들이 순교의 피를 흘리자 원수로 생각했던 아우카족이 백인들과 화해가 일어나면서 하나님을 믿고 아우카 족 안에 교회가 세워지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순교의 피가 아우카 족과 백인을 화목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골로새서 1장 22절에 “이제는 그의 육체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화목하게 하사 너희를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그 앞에 세우고자 하셨으니”라고 말씀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가 하나님과 원수되었던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화목하게 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십자가에 나타났고, 십자가는 하나님과 우리를 화목하게 했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해서 예수님을 화목 제물로 주신 십자가의 은혜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을
사랑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의
화목 제물로 주셔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해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이 큰 하나님의
사랑을 늘 감사하며
살게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