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중반 태평양 전쟁이 일본의 패배로 끝나는 것이 확실시 되던 때 만주와 중국 등지에 남아 있던 20만명이 넘는 일본인들은 중국이 보복할 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 중국의 주석 장개석은 일본인들을 안전하게 보내주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일본인들이 우리 중국인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그러나 지금도 일본의 죄를 사죄하며 우리 중국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 일본인 가가와 도요히꼬 선생을 생각하면 일본인들에게 차마 보복을 할 수 없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터지자 일본의 사상가 가가와 도요히꼬는 일본의 전쟁 범죄를 규탄하다가 헌병대에 감금까지 당했습니다. 그러면서 가가와 도요히꼬 선생은 밤낮으로 일본이 저지른 죄를 용서해 달라고 눈물로 기도했습니다(한 홍, 『다시 가슴이 뛴다』 (서울: 규장, 2011), 176-177).
죄를 지으면서도 죄를 죄로 모르는 사람과 죄를 알고 회개하는 사람간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죄를 지으면서도 죄를 죄로 모르는 사람은 그 죄 때문에 더 큰 죄에 빠지고 더 큰 죄의 댓가를 받게 됩니다. 반면에 죄를 죄로 알고 회개하는 사람은 죄에서 구원을 받고 상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이 죄를 죄로 알지 못하고 계속 죄를 짓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모두 죄를 죄로 알고 회개하여 더 큰 죄에 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성경 말씀에 형 가인과 동생 아벨이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3절에 보시면 가인은 농사하는 자였기 때문에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렸습니다. 아벨은 양 치는 자였기 때문에 양의 첫 새끼와 기름으로 여호와께 제물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호와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않으셨습니다. 여기의 표현을 보면 아벨과 그의 제물, 가인과 그의 제물이라고 한 것을 보면 하나님의 관심은 가인과 아벨 사람과 제물 이 둘에 관심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은 땅의 소산이나 양의 첫 새끼만이 아니라 가인과 아벨, 사람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원하셨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소산물 자체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더 원하셨다고 도 볼 수 있습니다.
로마서 12장 1절에도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땅의 소산보다 양의 첫 새끼를 더 좋아하셨기 때문에 아벨의 제물을 받으셨다기 보다는 가인과 아벨이 몸으로 드리는 제물, 즉 그들의 마음을 보시고 가인의 제물을 받지 않고 아벨의 제물은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 11장 4절에 보시면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라고 하신 말씀을 보면 그들의 문제가 제물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 즉 믿음으로 드렸는지 그렇치 않았는지의 문제였다는 것을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정성껏 제물을 준비했지만 그의 마음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는 겉으로는 제물을 준비했지만 마음으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면에 아벨은 정성스럽게 양의 새끼를 제물로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믿음을 가지고 자신을 하나님께 드렸던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때 아벨같이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믿음의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고대 서방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가인과 아벨의 제사를 이런 표현으로 설명했습니다. “선한 사람들은 하나님을 향유(frui)하려는 목적으로 세상을 이용(사용, uti)하는데, 악한 사람들은 세상을 향유하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려고 한다.”(아우구스티누스/성염 역주, 『신국론 11-18권』 (왜관: 분도출판사, 2004), 1565).
아우구스티누스의 표현대로라면 가인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 목적이 하나님을 이용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아벨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 목적은 하나님을 향유할 목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유한다는 것은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사랑할 목적만 있는 것입니다. 믿음없이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하나님을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사람입니다. 내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하나님앞에 나와서 달라고만 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가인의 예배였습니다. 반면에 아벨이 드린 믿음의 예배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향유하기 위해 드린 예배였습니다. 진정한 예배는 하나님을 이용하려는 자리에서 하나님을 향유하려는 자리로 가는 것이 진정한 예배입니다. 여러분들의 예배가 아벨같이 믿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고 하나님 그분만을 향유하기 위해 드리는 예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5절에 보시면 하나님이 가인의 제물을 받지 아니하신지라 가인이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했습니다. 이 지점이 중요한 지점입니다. 가인은 하나님이 제물을 받지 않으셨을 때 자신이 믿음없이 드린 것에 대해 오히려 회개를 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회개하지 않은 가인은 회개대신 분을 내고 안색이 변했습니다.
스토아 철학자이며 인간의 화에 대하여 연구한 세네카는 화에 대하여 이런 정의를 내렸습니다. “분노와 화의 근원은 나는 죄가 없어, 혹은 나는 아무 짓도 안했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 뿐이다. 우리는 말로 질책을 당하거나 제재를 받으면 원망하는 마음을 품는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원래의 악행에다 고집과 오만의 잘못을 또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김경숙 옮김, 『화에 대하여』 (서울: 사이, 2013), 130).
가인은 지금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앞에서 나는 죄가 없다고 항변하며, 원망하고, 고집과 오만의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7절에 보시면 하나님이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러져 있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 ‘선‘תיטיב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유익하다‘, ’옳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문법적으로 미완료입니다. 미완료는 아직 완료된 것이 아니고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옥스퍼드 원어 성경대전』 (서울: 제자원, 2006), 307-308). 그러니까 만약 가인이 빨리 회개하지 않고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이 계속 진행되면 죄가 너를 다스릴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프랑스 계몽사상사 루소는 그의 『참회록』에서 그가 시계 수습공으로 있을 때를 회상하며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나는 심한 타락의 경향을 지니고 있었다...거짓말이니, 게으름이니 도둑질이니 하는, 내가 싫어하는 악덕이 몸에 붙게 되었다. ...물건을 탐내고, 남의 눈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마침내는 도둑질까지 배우게 되었다.”(J.J 루소/홍승오 옮김, 『참회록』 (서울: 동서문화사, 2007), 39-41). 루소가 이런 죄악된 삶에서 위대한 사상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앞에서 이 죄들을 회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하나님께서 가인이 빨리 회개하지 않으면 더 큰 죄에 빠지게 될 것을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가인은 회개하지 않고 분을 내고 안색이 변화되어 죄가 없는 아벨에 대해 시기심을 가지고 있다가 마침내 8절에 가인이 동생 아벨을 쳐죽였습니다. 여기에 히브리어로 쳐죽였다(יקם )는 단어의 뜻은 가인이 들에서 있을 때 우연히 죽인 것이 아니라 숨어 있다가 일어나서 יקם 의도적으로 죽였다는 뜻입니다(『옥스퍼드 원어 성경대전』 (서울: 제자원, 2006), 318).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믿음으로 예배를 드리지 않는 죄를 지적했을 때 가인은 아벨같이 즉시 믿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기로 회개를 하고 자기를 고쳤다면 동생을 죽이는 불행은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인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지 않고 분을 내고 안색이 변하면서 결국 자기 동생 아벨을 의도적으로 죽이는 더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예배가 하나님을 사용하고 이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유하려는 목적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지금 하나님을 사용하려는 믿음없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면 회개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순수하게 하나님을 향유하려는 믿음으로 예배를 드리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믿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분들이 다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믿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분들이
다 되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