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2년에 태어난 조선 유학의 기초를 놓은 퇴계 이황(退溪 李滉, 1502-1571)은 『자성록』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자성록』은 이황이 문인들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수양과 성찰에 도움이 되는 편지 22통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자성록』을 읽다보면 이황의 겸손함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이황은 자기의 제자들에게 편지와 답장을 쓰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무릇 나의 이 말들은 모두 억견이어서, 옳고 그름을 헤아리지 못하겠습니다. 만일 이치에 어그러짐이 있거든, 모두 다시 가르쳐 주어 강론에 보탬이 되어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 부족한 소견을 별지에 적었습니다. 참람하고 경솔하여 부끄럽습니다만 받아서 벌충해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 이제 잘못된 것을 지적해서 가르쳐 주시니 많은 것을 깨닫게 되며 놀라움이 몹시 큽니다. (...) 변변치 못한 의견이지만 감히 대략 적어 가르침을 청하오니, 그대의 뜻은 어떠합니까? (...) 저의 비루한 소견을 서술하여 질문하신 뜻에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황이 이렇게 윗 사람도 아닌 제자들에게 공손하게 말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마음 중심에 항상 남을 공경하려는 공경할 경(敬) 사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황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敬)을 지켜 마음을 함부로 잃지 말며, 소홀히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 말할 때도 모름지기 경(敬)해야 할 것이요, 움직일 때도 모름지기 경(敬)해야 할 것이며, 앉아 있을 때도 모름지기 경(敬)해야 할 것이니, 잠깐이라도 이 경을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언행록』, 136).”이황/ 고산고정일 역해, 『자성록/언행록/성학십도』 (서울: 동서문화사, 2008(2판), 27, 37, 88, 90, 94, 108).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행동이 결정됩니다. 사람은 그 사람의 마음 중심에 가진 사상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 마음의 중심에 오직 돈만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일상의 삶은 오직 돈 때문에 움직이고, 돈 때문에 사람을 만나고, 돈 때문에 일하고, 돈 때문에 자고, 돈 때문에 먹고, 모든 것을 돈 때문에 행동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마음 중심에 성공이 인생의 목표가 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가족이나 자녀가, 어떤 사람은 건강이, 어떤 사람은 세상 즐거움이 마음의 중심에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자기 마음의 중심에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의 수준과 목적과 방향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마음 중심에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바울은 고린도전서 9장 23절에서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울의 마음의 중심에는 언제나 복음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의 중심에도 복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본문 19절을 읽겠습니다. 바울이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기도를 부탁하기를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셔서 입을 열어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게 해 달라고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바울의 관심은 오직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봄 때입니다. 어느날 교회 앞을 지나가는데 제 도래의 아이들이 교회 마당에서 탁구를 치고 놀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에서 들어가서 탁구 구경을 하다가 아이들하고 친해져서 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교회를 열심히 다니게 된 계기는 그 해 여름 교회에서 중고등부 여름 수련회를 인천 바닷가에 있는 원산도라는 섬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친한 친구와 예배와 성경공부는 관심도 없이 하루 종일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면서 놀았습니다. 밤에는 몰래 잠을 안자고 빠져 나와 당시에 저보다 1년 선배 형들이 바닷가에 나가서 전축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데 합류했다가 선생님 한테 발각되서 혼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후로 교회를 열심히 다녔지만 제 관심은 노는데 관심이 있었습니다. 제가 복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로부터 시간이 한참 지난 후였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바울도 처음부터 복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복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젊은 날에 빗나간 성공에 대한 야심 때문에 혹독한 댓가를 치른 후에야 비로소 복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당시 길리기아 다소에서 태어났습니다. 다소는 이스라엘이 아닌 소아시아 지역이었습니다. 다소는 로마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바울은 자연스럽게 로마의 공용어인 라틴어를 배웠으며, 소아시아는 헬라 문화권에 있었기 때문에 헬라어도 할 줄 알았습니다. 당연히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그는 히브리어도 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인생의 성공을 위해 당대의 언어들을 모두 섭렵했습니다. 또한 바울은 어떤 경로인지는 모르지만 로마 시민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로마의 통치를 받던 시대에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었습니다. 나아가 바울은 예루살렘에 유학을 하면서 당대 최고의 율법 교사 가말리엘 문하에서 율법을 공부했으며, 종교적으로는 가장 엄한 파인 바리새인에 속했습니다. 이처럼 바울은 당대에 성공하기 위해 모든 스펙을 다 갖춘 사람입니다. 심지어 바울은 성공을 위해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가두고, 회당에서 때리고, 스데반이 죽이는데 찬성을 하고 죽이는 사람들의 옷을 지켜줄 정도였습니다. 나아가 바울은 살기가 등등하여 스스로 대제사장에게 가서 다메섹 회당에 가져갈 공문을 청해서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을 남녀를 막론하고 결박하여 데리고 오려고 다메섹으로 갔습니다. 이처럼 바울은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오직 성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바울의 마음의 중심에는 오직 ‘성공‘만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에콰도르 선교사 짐 엘리엇과 네 명이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들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짐 엘리엇에게 왜 앞길이 구만리 같은 청년이 정글 원시 부족에게 가냐고 묻자 짐은 “밤마다 내 심장이 나를 교훈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두 번째 에콰도르로 떠난 선교사는 피트입니다. 사람들은 문학 석사인 피트는 대학교수나 성경교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피트가 에콰도르로 떠나면서 일기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나는 지금 [한번도 복음을 듣지 못하고 가장 잔인한] 아우카족에게 다가갈 날만 고대하고 있다. [그들이] 탁자에 둘러서 예수님을 높이는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라도 기쁘게 내놓으리라. 기쁘게, 기쁘게, 기쁘게 ! 인생이 그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으랴” 세 번째 에콰도르로 떠난 선교사는 에드입니다. 그는 제과회사 간부의 아들로 부유하게 태어나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나중에는 법조계로 나가기 위해 법학도 전공했습니다. 그는 1만명이 겨룬 전국 웅변대회에서 우승을 한 유능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에드가 선교사로 가기 위해 의술학교에 들어가 1년간 열대성 질환과 치료법, 산부인과, 치과 교육을 받고 에콰도르로 떠났습니다. 네 번째 선교사는 네이트입니다. 그는 사회에서 비행기를 조종했던 조종사입니다. 그는 에콰도르로 떠나면서 어머니에게 이렇게 썼습니다. “항공업계는 큰 일꾼을 잃었고, 주님은 작은 일꾼을 얻으신 것 같습니다.” 네이트는 에콰도르 정글에 활주로 만들고 정글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물품을 공수해 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마지막 다 섯번째 선교사는 로저입니다. 그는 세 개의 장학금을 받고 주립대학에 들어가 농업교사가 되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로저는 선교사가 되기 위해 의료학교에 들어가 뼈 맞추는 법, 주사 놓는 법을 배웠습니다. 세인트는 로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로저는 영혼 구원사역에 정말 긴박성을 보여주는, 내가 아는 몇 안되는 선교사 중 하나다.”(엘리자베스 엘리엇/ 윤종석 옮김, 『영광의 문』 (서울: 복있는 사람, 2003), 16-17, 36, 58, 60, 65, 79, 93, 102, 104, 110).
여기 다섯 명의 젊은 에콰도르 선교사들은 세상에 대한 관심에서 복음에 대한 관심으로 자신들의 중심 관심을 옮겼기 때문에 한번도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그러면서도 가장 잔인한 아우카 부족에게 마음을 빼앗겼던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 중심에 복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20절을 읽겠습니다. 바울은 지금 옥중에서 죄수의 몸으로 에베소 교인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바울은 복음 때문에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로 오해를 받아 옥에서 쇠사슬에 매여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복음을 담대히 전하려고 했습니다. 오직 성공에 집착했던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다음에는 그는 성공을 꿈꾸던 직업을 버리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의 일을 하기 위해 천막을 만드는 직업으로 자기의 직업을 바꾸었습니다. 이제 바울에게 직업은 성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복음을 위한 도구로 바뀌었습니다. 심지어 바울은 로마 옥중에 갇혀 있으면서도 복음을 담대히 전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장로님은 의사로서 돈을 많이 벌고 좋은 과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일부러 신앙생활과 선교를 위해 재활의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병원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장애인들을 지속적으로 돌보면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신앙인은 된다는 것은 마음의 중심에 돈과 성공과 건강과 가족과 자녀가 중심이 되었던 마음에서 복음이 중심이 되는 마음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복음이 중심이 될 때 다른 것들은 이제 복음을 위해 사용되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일하는 일을 복음의 도구로 바꾸시기 바랍니다. 지금 여러분이 일하시는 모든 곳이 에콰도르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만나는 모든 분들이 아우카 족입니다. 바울은 옥에 갖혀 있으면서도 복음을 담대히 전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자유로운 몸입니다. 여러분 모두 이 자유를 복음을 전하는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2022년 여러분의 마음이 복음으로 가득차는 한 해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 성도들이
세상의 돈과
성공과 건강과
가족과 자녀를
마음에 중심에
두지 않게 하시고
복음을 마음에
중심에 두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창문교회(WINDOW CHURCH)
